(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부동산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키움증권도 계열사 지원 사격에 나섰다. 부동산 및 기업금융에 집중한 사업구조로 빠르게 성장해 온 키움캐피탈에 유사시 활용할 수 있는 크레딧 버퍼를 구축해뒀다.

키움증권 사옥
[출처 : 키움증권]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키움캐피탈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할 수 있는 약정을 맺었다.

규모는 3천억원으로, 지난 3분기 말 키움캐피탈의 자기자본(3천68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는 2025년 1월까지, 향후 1년간 3천억원 한도 내에서 키움증권은 키움캐피탈이 발행한 CP를 매입할 계획이다.

캐피탈사는 CP나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PF 사업 불안에 따른 계열사의 자금 조달 우려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키움캐피탈은 부동산금융과 기업금융 부문에 전체 자산의 65%가량을 할애하고 있다. 다만 담보 회수 안정성이 높고 소액의 리테일금융자산이 다수 포진돼 있어, 리스크 우려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 키움캐피탈이 보유한 리테일금융자산(23%)의 경우 중도금 대출 비중이 높은데, 부동산 경기 하락 시 주택담보대출 전환 리스크에 따른 상환 지연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담보 비율과 연대보증 등을 고려했을 때 저위험 자산으로 평가됐다.

키움증권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2022년 12월에도 키움캐피탈과 CP 매입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규모는 2천억원 상당의 CP 한도 거래를 키움캐피탈에 부여한 바 있다. 다만 지난 3분기 말까지도 키움캐피탈과 키움증권의 채권 거래 내용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유사시를 대비한 약정일 가능성이 높다.

다우키우그룹은 키움캐피탈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자본 확충과 보증 제공 등 재무적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다우기술과 키움증권은 2018년부터 2023년 8월까지 2천3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에 한신평은 키움캐피탈의 신용등급 평가 시 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왔다.

한신평은 "최대 주주인 키움증권은 투자중개부문 내 우수한 시장지위 및 사업경쟁력을 확보한 대형증권사"라며 "신용도, 자본 규모 등의 격차를 고려할 때 매우 높은 지원 능력이 인정된다"고 봤다.

키움캐피탈 역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선 모양새다.

키움캐피탈은 이달에만 900억원 수준의 CP·전단채·공모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키움캐피탈은 차환 시기를 검토해 CP·공모채 발행 시점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캐피탈은 12월부터 발행 물량을 늘려 300억원의 CP를 차환하면서, 지난달 45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이달에도 2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해 만기에 대비했으며, CP와 전자단기사채를 활용해 600억원을 확보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선제적으로 계열사 지원에 대한 크레딧라인을 구축해 키움캐피탈의 자금 융통을 도와준 것으로 보인다"며 "키움캐피탈 역시 차입 구조를 정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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