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재무 개선 작업)이 시작됐다. 이미 베팅에 나선 투자자들은 워크아웃 개시 직후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잃었다는 판단에 태영건설 관련 종목 매도에 나섰다.

태영건설우, 태영건설 주가
[출처 : 연합인포맥스]

 

업계에서는 과거 워크아웃을 진행했던 건설사의 주가 흐름을 살폈을 때, 당분간은 주가 하락 압박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크아웃 절차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거나,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하방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2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된 태영건설은 이날 전일 종가 대비 17% 하락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태영건설 우선주는 오후 1시 30분께 하한가에 도달했다.

워크아웃 신청 사실이 공식화된 28일 이후 3거래일간 태영건설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20% 오른 수준에서 고가를 형성하고 빠지길 반복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대응 방안을 세울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이 매매에 뛰어든 영향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보도 직후 이틀간 개인투자자들은 회사 지분의 약 1%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결정되는 지난 11일, 투자자들은 이미 워크아웃 돌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주가를 끌어올렸다. 태영건설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8.77% 오른 주가로 지난 11일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8일 2천315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1일 3천765원까지 62.63%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된 이후,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찾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또한 태영건설의 주가 흐름이 과거 워크아웃에 돌입했던 건설사의 주가 추이와 유사할 것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2010년 중소형 건설주의 대규모 워크아웃, 2013년 쌍용건설 사례에서도 워크아웃 개시 전후로 상한·하한가를 오가는 주가 등락이 이어졌다. 현재 주가 변동성이 높은 태영건설의 주가 흐름과 비슷한 모양새다.

당시 워크아웃·법정관리에 돌입했던 남광토건, 벽산건설 등은 기업 신용위험 평가 결과에서 워크아웃 등급을 받은 직후 거래일 두 자릿수의 주가 하락을 보인 바 있다.

시공순위 26위였던 벽산건설은 태영건설 사례와 마찬가지로 워크아웃 신청이 공식화되자 반등에 성공, 15%에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간 남광토건, 진흥기업 등도 당시 건설업종의 인수·합병(M&A) 기대감에 투기성 상승세가 이어졌다. 2013년 5월 3~4 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워크아웃 개시 이후다. 쌍용건설은 워크아웃 작업을 개시했음에도,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잡음이 이어지면서 결국 채권단의 연내 추가 지원이 무산되며 상폐되기도 했다.

현재 정부의 태영건설 지원 의지가 뚜렷한 상황으로 보이나, 향후 채권단 주도의 실사 과정에서 자구안 이행과 우발부채 여부에 따라 워크아웃이 중단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기업개선계획은 오는 4월 11일 예정된 2차 채권단 협의를 통해 확정될 전망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채무는 유예되나 인건비, 공사비 등의 상거래채권 부담이 남아있다"며 "향후 실사 과정에서 태영건설이 자구안을 충실히 실행하지 않거나 추가적인 대규모 우발부채가 발견될 경우 워크아웃은 중단될 수 있다"고 짚었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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