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강남구 도곡동은 대표적인 부촌이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우수 VIP 고객, 고액 자산가 유치 경쟁 속에서 도곡동은 증권사 PB들의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는 대표적인 곳이다.

지점 운영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택한 메리츠증권은 이 도곡동에서 주식 영업에 특화된 대표 PB(프라이빗뱅커)들을 앞세웠다.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김일태 센터장(상무)은 1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리테일 최대 강점은 주식영업에 특화된 능력 있는 PB(프라이빗뱅커)들이 많이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증권사들은 본사 운용 부서에서 랩을 운용하거나 자문형 랩 상품을 통해 타 운용사나 자문사에 아웃소싱하는 비중이 높은 데 반해, 메리츠증권은 지점에서 PB가 직접 랩 상품을 운용하는 지점운용형랩 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과거 운용사나 자문사가 하던 영역을 운용 능력을 갖춘 우수한 PB영입과 리서치 시너지 시스템을 통해 증권사의 영역으로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에는 김 센터장을 포함한 운용사 출신 PB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김 센터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도곡금융센터의 랩 상품 잔고는 30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24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또한, 올해 지점운용형랩 상품잔고는 500억원, 내년에는 1천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주식과 부동산에는 독보적인 강점이 있지만 아직 VIP 자산가들을 상대로 한 자산영업에는 후발주자로 부족한 점이 많다"며 "대형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장점을 살리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자산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VIP 자산영업 강화를 위해 자산영업에 강점이 있는 우수 PB와 랩 상품 확대를 위한 운용사 출신 매니저들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펀드매니저 출신 PB로서 성공모델이 돼 후배 펀드매니저들이 PB로 도전하는데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일태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장

 


김 센터장은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지난 2006년 VIP자산운용 애널리스트 겸 펀드매니저로 금융투자업계와 인연을 맺는다.

이후 웅진루카스투자자문 주식운용팀장, 토러스자산운용 펀드매니저, 미도투자자문 최고 투자책임자(CIO)를 역임한다.

김 센터장은 "과거 경험했던 운용사 4곳 모두 운용 스타일이 다른 회사였다"며 "VIP자산운용의 가치 투자, 웅진루카스의 집중 투자, 토러스의 연기금 투자, 미도투자자문의 롱숏 펀드 등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 현재 큰 자산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미도투자자문이 매각되면서 SK증권의 서초PIB센터 PB센터장으로 전직하면서 본격적인 PB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지난 2017년 메리츠증권으로 옮겨 강남금융센터 7-Sub 지점을 2022년 핵심성과지표(KPI) 1위 지점으로 만든 후 지난해 대형사들의 격전지인 도곡금융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소위 국내 증시의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는 후진적인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한국기업들은 주주의 이익이 아닌 사주의 이익만을 위한 의사결정을 하다 보니 디스카운트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주주 중시 경영이 이뤄질수록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실제 메리츠금융지주는 주주환원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자본정책 덕에 국내 금융지주 시가총액 서열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메리츠금융지주는 항상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강조하고 ROE 경영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경영한다는 의미로 이런 회사들이 늘어나면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이 CEO(최고경영자) 평가를 주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주가로 CEO를 평가하는 그런 문화가 정착되면 많은 기업이 주가를 올리기 위해 좋은 주주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최근 주식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미국의 금리 인하를 꼽았다.

그는 "금리인하 출발 시기는 미정이지만 내년까지 6~7차례의 금리인하를 통해 다시 3%대 금리로 낮아질 것으로 본다"며 "금리인하를 고려하면 채권도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추천했다.

이어 "코스피 지수도 금리하락 사이클 동안 3천 포인트 재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후행지표인 현재의 안 좋은 경기 상황보다는 금리인하의 큰 흐름을 보면서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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