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중화권 증시가 지난 20년 중 최저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중국 포비아' 현상이 현실화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해 대중국 주요 품목별 수출 증가율 추이
[출처 : 하이투자증권]

 

중화권 증시의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증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23일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투매 양상을 보이는 중화권 증시'라는 보고서에서 "중화권 증시의 추락 속도가 공포스러운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2일 상하이 증시는 2.7%, 선천종합지수는 4.5%의 폭락세를 보였다. 항셍지수와 홍콩 H지수 역시 각각 2.3%, 2.4%의 급락세를 이어갔다.

상하이 증시를 제외하곤 대부분 지수는 연초 이후 12% 이상의 하락률을 보인 셈이다. 이는 이들 지수의 지난해 연간 하락에 맞먹는 수치다.

전일 중화권 증시의 투매 장세 원인으로는 중국 인민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이 꼽혔다. 다만 이는 투자자의 매도 명분일 뿐,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에 대한 실망감이 매도세를 부추기는 근본적 원인으로 해석됐다.

인민은행뿐 아니라 리창 총리 역시 강력한 경기부양책 사용에 선을 긋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중국 경기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수출 위주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예상된다. 중국 경기 반등을 단기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어, 대중국 수출은 빠른 시간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박상현 연구원은 "연초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며 "조선 및 반도체를 제외한 총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8.5%를 기록해 주요 제품의 수출 부진 현상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글로벌 주요국 제조업 경기의 부진과 더불어 대중국 수출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연초 국내 수출 반등 모멘텀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봤다.

다만 환율과 CDS는 안정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중국 포비아 현상이 커지고 있지만 달러-위안 환율, 중국 CDS는 그나마 안정세를 보여 중국발 금융위기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중화권 증시의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커 국내 증시 등 금융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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