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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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 한국거래소 인사는 언제쯤 끝날까요? 외부 협력 부서인 상장 관련 부서라도 일찍 인사가 나면 좋을 텐데…"
"사실상 연말 상장 예비 심사가 늦게 나와 '개점휴업'이라는 불만 섞인 토로가 나오는데, 매년 반복되는 상황이네요"
연말께만 되면 기업공개(IPO) 관련 부서에 떠도는 고질적인 소문이 있다. 바로 한국거래소의 인사가 늦어져, 상장 심사 과정에 있는 예비 상장 기업이 원하는 타이밍에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것.

특히 올해의 경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인선이 진행되면서 이러한 소문은 또다시 힘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20월 임기 만료였던 한국거래소 수장의 자리를 채울 인선 과정이 한 달여간 지연됐다.

통상 한국거래소는 수장 교체 시 임직원 인사 과정을 통해 업무를 파악하고 조직 장악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인사평가 시기와 관계없이 차기 이사장이 임직원 인사를 진행하도록 한다.

이미 지난달 초 인사평가는 끝났다. 이후 부산 본사로 이동할 직원과 신입 직원의 부서 배치는 완료됐다. 업계에서는 부장·팀장급 핵심 실무 인력에 대한 인사 이동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거래소 인선이 문제가 아닌, 코스닥 시장에 대한 상장 청구 건수가 급증한 점이 오히려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IPO 기업 수는 스팩(SPAC) 상장을 포함해 125곳으로, 최근 15년 내 가장 많다. 코스닥 기업 상장 수 역시 77곳으로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상장 심사가 반려되거나 공모가 좌절된 기업의 수를 포함할 시, 거래소는 이보다 더 많은 기업의 상장 심사를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스닥 상장 추진 기업의 경우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심사 과정에서 실적 안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만약 이들 기업이 3분기께 예비 심사를 요청했더라도 연간 실적이 확정되는 사업 보고서를 심사 단계에서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 인선 때문에 상장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12월 이후에도 상장심사위원회가 열려 IPO 일정을 잡는 발행사가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6개월 이상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쳤다는 일부 발행사들과도 소통을 이어 나가며 결국 예심이 통과되는 모습"이라며 "만약 거래소 인사 과정 때문이라면, 오히려 이들 기업에 대한 심사가 더 연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통상 지난 3개년간의 실적을 파악해 기업의 매출 지속성을 확인한다. 다만 지난해 들어 고금리 상황 속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보호 의무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진 최근의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의 '파두' 사태 이후 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예비 IPO 기업의 실적 심사를 더욱 꼼꼼히 하겠다는 기조를 내세운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역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연간 실적을 봐야 하는 기업이 많다"며 "감사보고서 제출 전 단계에서 심사 승인이 결정될 시, 투자자들은 연간 실적을 보기 전에 공모 투자에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금융부 박경은 기자)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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