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로 옥석 가려야"

주요국 밸류에이션 지표
[출처 : NH투자증권]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정부가 올해에만 3번째 친(親) 증시 대책을 내놓았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가치주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더 나아가 국내 증시에 깔린 디스카운트를 해소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인 정책이 발표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일부 종목은 기대감만으로도 급등세를 연출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를 통한 종목 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30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저평가 기업이 대거 포진된 철강금속·보험·유통업종의 지수가 전일 대비 2%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 기준 철강·금속 업종이 전일 대비 3.11%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보험(2.34%), 유통업(1.84%) 등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오름세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효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상장사들의 주요 투자지표를 시가총액, 업종별로 비교 공시하도록 하고, 이를 토대로 상장사가 기업가치 개선 계획을 밝힐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책을 구상 중이다.

또한 기업가치 개선이 우수한 기업으로 구성한 별도 지수를 만들어, 이를 토대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이번 프로그램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일본의 경우, 지난해 배당금이 사상 최대치로 기록됐으며,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6월 외국인 투자자는 일본 주식시장에서 6조1천억엔에 달하는 기록적인 순매수를 달성했다.

만약 이러한 정책 효과가 발휘될 경우, 올해 국내 증시가 3천포인트까지 반등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전 거래일 저평가 우량주의 급등세가 연출된 점에 주목하며, 이러한 주가 상승이 기대감에 따른 단기 움직임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내달 발표될 정책의 세부 내용과 개별 기업의 수익성 지표를 검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정책에 기업 거버넌스 변화, 세금 변화 등까지 더해지면서 효용성이 입증된다면 그간 저 PBR 주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는 전환점을 마련함과 동시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해 보인다"면서도"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 이후 첫날 폭등 사태와 유사하게 저 PBR 주들이 하루 만에 가파른 급등세를 연출한 것도 향후 증시 대응 차원에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전일 이마트(15.24%), SK(9.93%), 현대제철(6.89%) 등 다소 주가 변동이 무겁다고 평가되는 우량주의 주가가 큰 폭 뛰어오른 바 있다.

한 연구원은 "주가 본연의 함수는 실적이라는 점, 단순히 PBR만 낮은 기업에 투자할 경우 밸류트랩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리서치센터 역시 PBR 1배 미만의 저평가 업종 중 향후 긍정적인 수익성이 뒷받침될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저 PBR주 반등에서 선별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배당 정책은 이전 정부부터 지속해서 추진해왔던 것으로 꾸준히 배당은 높아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낮은 ROE로 저성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며 "전반적으로 성장이 정체되어 있고 일부 산업은 경기 흐름에 민감하기에 낮은 ROE로 저평가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짚었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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