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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정필중 기자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올해 핵심 금융 정책으로 내세운 정부가 저평가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을 독려할 여러 제도를 만들고 있다.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종목의 주가가 오랜만에 우상향을 그리기도 하면서, 시장도 이러한 정책 방향을 환영하는 모습이다. 이에 운용업계에서도 저평가 종목에 대한 관심을 늘리고 있는데, 특히 ETF·펀드 등 상품과 직결될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신규 개발 지수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 저평가 우량주株 담을 신규 지수 개발…차별화가 핵심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중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방안을 내놓는다.

우선 상장사 스스로 주가 부양의 부담을 느낄 수 있도록 핵심 투자지표를 공시하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 업종별로 PBR·자기자본이익률(ROE)·주가수익비율(PER)·배당수익률 등을 공시한다. 주주환원 계획 관련 예측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재하도록 했다.

또한 한국거래소는 각종 지표 공시 체계를 만드는 동시에 지수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중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며, 한국거래소가 개발 중인 신규 지수에 대한 컨셉이 함께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가칭)의 컨셉을 정하는 단계인 만큼, 향후 개발 과정에서 상장사 및 투자자의 의견 수렴이 필요한 만큼 실제 지수 발표까지는 추가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수의 구성 종목을 선정하는 기준을 어떤 지표로 삼을지 고민하는 단계"라며 "시장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PBR 등 핵심 투자지표가 그 기준이 될 수도 있고, 주주가치를 표현하는 다른 지표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을 구분하지 않고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기업을 위주로 하는 지수를 만든다면 코스피와 코스닥 등 상장 시장 구분 없이 한 지수에 양 시장의 기업을 담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배당 성향이 높고,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을 담은 컨셉으로 서비스 중인 지수와 신규 개발 지수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현재 한국거래소가 서비스 중인 '코스피 배당성장 50' 지수는 중대형 배당 성장주를 중심으로 장기적인 자본이득과 배당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해당 지수에서는 주당배당금이 최근 사업연도 대비 증가하고 있고, 당기순이익을 내는 기업을 선별해 지수에 담았다.

◇저평가주 발굴 지수에 주목하는 운용업계…"관건은 인덱스"

운용업계 역시 신규 개발 지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거래소 홀로 진행하는 사업이라면 관심이 커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현재 정부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있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는 코스닥 시장 내 재무적인 실적과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을 선별하고자 한국거래소가 추진한 제도다.

그 기준에 부합한 기업을 모아 지수화한 게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지수다. 디스카운트 해소 차원에서 진행했던 제도로, 이에 호응한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이었다. 작년 6월, 10월에 해당 상품들이 상장됐다.

수익률은 준수한 편이었다. 최근 3개월 기준으로 이들 운용사의 코스닥글로벌 ETF 수익률은 각각 8.93%, 11.11%, 10.20%다. 동기간 코스닥지수 수익률은 8.58%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업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상품 검토 역시 해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얘기가 나오니 마냥 흘려들을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신규 지수를 발굴한다 해도 투자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지수가 보다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단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주식을 한데 모은 상품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자산운용사의 다른 관계자는 "보통 투자자 입장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나스닥주 등 성장주지 저평가 관련 종목에 집중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당시 주가 동향을 보면 굉장히 뻔한 종목들이라 그것만으로는 색깔을 내기 쉽진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핵심은 PBR 1배가 아니라, 저평가된 기업 중에서 ROE가 계속 높아질 수 있는 기업들을 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시기마다 기업의 영업이익 편차가 클 경우 때에 따라 저PBR이 되기도, 고PBR이 되기도 한다. 단순 정량 기준만으로 만드는 게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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