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파생상품 시장이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금융 기관에도 투자공학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교보증권의 투자공학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김우식 본부장은 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최신 대용량 시세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분석하고 상품 프라이싱 및 데이터 처리에 AI(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프로그래밍하고 있다"며 "계량 중심의 운용 특성을 본부 명에 나타내고 싶기 때문에 투자공학이란 명칭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의 투자공학본부는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의 발행으로 조달된 원금의 채권 운용과 에쿼티, FICC(채권·통화· 실물자산 상품) 상품이라고 불리는 이자율, 신용, 원자재 기초로 한 스트럭처링(거래 구조화) 및 자체 헤지 등을 수행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파생과 관련된 일이 주로 공학적 지식과 이과적 스킬을 요구한다"며 "이런 이유로 투자공학 본부의 직원 대부분은 컴퓨터 공학과 수학 박사, 통계과 출신 등 이공계 졸업자들로 채워져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올해의 중점 추진 사항은 비즈니스 세부 항목에서 디지털 혁신을 더 가속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미 그룹사 차원에서도 몇해 전부터 디지털 혁신을 주요 의제로 선정하고 지속해 추진해오고 있다"며 "이를 위해 디지털프론티어랩스라는 내부 조직을 구성하고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티지털프론티어랩스는 프론트부서와 그에 유관된 업무의 디지털 혁신을 계획하고 구현하는 조직으로 주로 정보통신 회사에서 운영되는 애자일(민첩)및 린스타트업 조직을 표방한다.

김 본부장은 "지금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컴퓨팅 파워와 기술 수준을 요구한다"며 "KOSPI200선물의 수년 치 틱 데이터의 용량은 수테라에 해당하고 대용량 저장공간과 대규모 클라우드 기술이 없으면 이런 분석은 수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숫자 기반의 의사결정에 익숙하고 위험 관리 능력과 인적 관리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것이 교보증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식 교보증권 투자공학본부장

 


김 본부장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부에서 전산을 전공했고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대학원을 졸업했다.

학업을 마치고 대전에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6년간 근무하다가 지난 2007년 대신증권 리스크관리부로 옮기면서 증권업권에 종사하게 된다.

이후 현대차증권 장외파생운용팀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교보증권 FICC팀에 합류한다.

김 본부장은 "ETRI라는 국책 연구소에서 일할 당시 국내 증권사를 중심으로 ELS와 CDS(신용부도스와프) 등 금융공학과 금융수학을 이용한 각종 상품이 태동하는 시기였고 관련된 인력들이 매우 부족한 시기였다"며 "금융, 수학, 프로그래밍을 동시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증권사 입사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고평가 논란에도 미국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 예상했다.

김 본부장은 "S&P가 역사상 최고점을 계속해서 갱신하고 있고 고평가 우려도 크지만 여러 가지 위기 상황에서 다시 한번 미국이 가진 압도적 우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 원유 카르텔의 노력을 잠재운 미국의 원유 생산, M7이 이룬 기술 혁신, 여전히 젊은 인구구조, 그러면서도 기축통화국"이라며 "미국이야말로 계속해서 유망한 시장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그는 가상화폐와 관련해선 정부의 규제가 빨리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에 현물기초로 상장된 해외 비트코인 ETF의 거래가 제한됐지만 그 와중에 비트코인 선물 연계 ETF는 거래되고 있다"며 "암호화폐와 관련돼서 작년 관련 법이 도입되었지만, 가상화폐에 대한 국내 제도권의 태도가 모순되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행 취지를 알 수 없는 알트코인들의 ICO(가상화폐공개)는 유사 수신에 준하는 대단히 문제가 심각하다"며 "암호화폐에 대해서 규제와 제도권화가 늦어질수록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shj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2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