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주 관심은 이미 고점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정필중 기자 =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저PBR주'의 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제는 저평가 가치주로 치우친 시장의 움직임이 너무 빠르고 뜨겁다는 점이다. 당국에서는 이달 중 프로그램 관련 세부 사항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긴 호흡의 트렌드를 만들어갈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기까지는 최소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금융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일정에 맞춰 신규 인덱스 추진 방향을 공개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미 신규 인덱스 개발을 위해 여러 운용사와 소통을 진행 중이다. 이 신규 인덱스는 업계에서 코리아프리미엄지수로 불린다.

이달 중 업계와의 간담회를 진행해 인덱스 관련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다음 달 신규 지수 관련 내용이 확정된다.

지수를 활용한 신규 ETF가 상장될 때까지는 2달여가 더 소요된다. ETF를 만들 운용사는 공식 심사 신청서를 내기 3주 전 한국거래소에 사전 보고를 해야 하며, 공식적인 심사 기간에도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하다.

신규 ETF 상품 전략을 마련하는 시간은 제외하고, 속도전으로 ETF를 시장에 올리는 과정만 따졌을 때도 빨라야 5월께 첫 상품이 출시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저평가 종목 관련 신규 인덱스가 출시된다는 이야기가 발표되면서 벌써부터 ETF 상품 마련에 의지를 보이는 운용사도 여럿 있다고 전해진다.

증권사에서도 저PBR 종목 관련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이미 KB증권은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를 통해 저PBR 종목과 관련한 예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에서 저PBR 지수를 만든다는 것을 듣고 거래소에 문의한 적이 있다"며 "ETF를 출시하고자 하는 운용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저평가 종목을 담은 ETF가 출시될 시점에 시장의 관심이 얼마나 남아있느냐가 인덱스 성과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이미 시장은 밸류업의 훈풍을 타고 2,600선까지 반등에 성공했다. 정부가 이 프로그램을 발표한 지난달 17일 2,430선이던 코스피는 지난 2일 2,600선을 탈환했다.

이번 주 초반께 잠시 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지난 6일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 추진 방향'을 발표하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다시금 보여줬다. 투자자들은 2,600선을 중심으로 한 추가 상승 동력을 모색하는 중이다.

저PBR 종목 중심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유도했다. 금융업종 지수는 지난 17일 이후 19.36%, 보험업종은 27.55% 올랐다. 지난 한달 간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상위 종목에서도 대표적인 저PBR 종목이 눈에 띄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본격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29일 이후 PBR이 낮은 종목일수록 평균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냈다.

PBR 0.5배 미만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9.1%를 기록하고 있으며, PBR 1배 미만의 종목도 3% 안팎의 수익률을 냈다.

또한 증시 내 저평가된 종목의 비중이 감소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유가증권시장 내에서 PBR 0.5배 미만인 종목의 비중은 지난 29일 이후 2.2%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주'에 가깝게 주가가 빠르게 올라온 만큼 본격적인 정책 도입 이후 관심이 사그라든다면 신규 상품이나 인덱스에 대한 관심은 차가울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서 확인될 인센티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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