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종가 대비 3.1% 할인…3천260억원 규모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이 KB금융 주식을 대규모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전날 아시아 파트너스 펀드 산하의 킹스맨 인베스트먼츠가 보유한 KB금융 보통주 500만 주에 대한 수요예측을 골드만삭스 등을 통해 진행했다.

칼라일 측이 14일 종가에 할인율 2.0%~4.0%를 적용한 주당 6만4천608원~6만5천954원에서 매각하길 희망했는데, 주당 6만5천200원으로 매매가가 결정됐다. 종가였던 6만7천300원 대비로 3.1% 할인된 가격으로, 총 3천260억 원 규모다.

킹스맨 인베스트먼츠는 지난 2020년 8월 KB금융으로부터 2천4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했다. EB는 향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을 뜻한다. 당시 KB금융은 자사주 500만 주를 교환대상으로 제시하며, 2024년 1월까지를 보호예수 기간으로 정했다.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자금 등을 마련하고자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던 것이다.

칼라일은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 2천400억 원을 주당 4만8천 원어치의 KB금융 주식으로 바꿔 1.2%의 지분을 확보했고, KB금융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타이밍에 골드만·모건스탠리·UBS를 통해 전량을 매도하는 데 성공했다.

연합인포맥스 현재가(화면번호 3111)에 따르면 KB금융은 한 달 새 30%가량 치솟았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이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PBR이 낮은 금융업종 주가가 때마침 치솟은 덕에 칼라일은 860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

또 다른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도 최근 보유 중인 금융주를 블록딜(대규모 매매)로 정리한 바 있다.

지난 2일 어피너티는 신한금융 주식 520만 주를 주당 4만3천150원에 거래했다. 2천243억8천만 원 정도의 규모로, 2일 종가였던 4만5천300원 대비로 4.75% 할인율을 적용했다. 어피너티는 지난달 25일에도 신한금융 주식을 대규모로 매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KB금융 블록딜과 관련해 "이해가 되는 블록딜"이라며 "희망하던 가격 중간 수준에서 수요예측을 원활하게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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