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기대 부응

NH투자증권 사옥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정부의 저PBR 종목 개선 정책에 발맞춰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대형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 카드를 활용하는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도 이러한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그간 자사주를 통한 주주환원책을 사용하지 않았던 만큼,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내부적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대한 계획을 검토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매입 시기와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내부에서는 NH투자증권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회사 차원에서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사례가 지난 10여년간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까지 진행할 것으로 확신한다. 투자자들에게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신뢰감을 쌓아야 '저PBR' 열풍에 소외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1년 주가 안정과 임직원 성과 보상을 지급하기 위해 3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는데, 이후 자기주식을 활용한 주주환원책은 시행되지 않았다. 발행주식 총수 대비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자기주식 비율은 0.2%다.

내달 진행될 이사회에서 2023 사업연도의 배당을 결정할 예정인데, 비슷한 시기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정책의 도입 또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주주환원책에 필요한 이익잉여금을 확정하기 위해 임직원에 부여되는 성과보상금 지급 시기도 한달가량 앞당겨졌다.

NH투자증권이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온 점도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NH투자증권의 배당수익률은 지난 2022년을 기준으로 7%를 넘어섰다. 타 증권사의 배당수익률이 3~5% 수준임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배당 성향을 보인다.

배당수익률을 기준으로는 이미 업계 상위권인 만큼, 현재의 주가 부양 기대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추가로 자사주 매입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이 공개된 이후, 금융지주·보험·증권업종의 주가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책 도입 기대에 강세를 보였다.

올해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임에도 이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한 기업이 크게 늘었다. 연초 이후 지난 12일까지 상장법인 20곳이 총 3조1천751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공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소각 규모(4조7천억원)의 6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중에서도 금융지주의 자사주 소각이 돋보인다. 자사주 소각 규모 상위 5개 기업 중 2곳이 금융지주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3천억원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경쟁사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 또한 이달 1천만주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0월부터 같은 규모의 자기주식을 장내 매입했는데, 3개월 만에 추가 취득 계획이 공표된 셈이다. 이달 중 열릴 이사회에서 자사주 소각과 배당안을 결의한다.

한편, NH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9.13% 증가한 5천739억원이다. 각종 충당금 및 일회성 비용 인식에 증권업계의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임에도, NH투자증권은 탄탄한 실적 방어력을 보여줬다.

gepark@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0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