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 "닛케이, 41,000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일본 주식시장이 지난 1년 동안 랠리를 펼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일본 종합상사와 반도체 장비업체를 선호한 국내 투자자가 시장 수익률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지난 1년 동안 일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 10종목은 종합상사 미쓰비시·이토추·마루베니, 기계·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키엔스·니덱·화낙, 게임사 닌텐도, 전자업체 소니, 제약사 다케다 등이다.

이 중 미쓰비시(107.93%)·이토추(61.83%)·마루베니(42.29%)가 닛케이225지수 1년 수익률(42.57%)을 넘어서거나 비슷했고, 반도체 장비사인 도쿄일렉트론도 압도적인 수익률(134.14%)을 자랑했다. 이외에도 닌텐도(61.97%)의 수익률이 시장을 웃돌았다.

반면 키엔스(19.09%)·니덱(-16.36%)·소니(16.75%)·다케다(5.60%)·화낙(-9.10%)은 시장보다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1년 동안 우상향한 닛케이지수가 지난 22일 34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39,098)를 경신한 와중에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종합상사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사업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종합상사는 '돈이 되는 사업'은 무엇이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정보기술(IT)·금융·에너지·식품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여러 사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현금은 주주환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020년,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일본 5대 종합상사에 투자한 이유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종합상사는 지주사적인 성격을 갖췄다"며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일본을 산 셈"이라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환경도 일본 종합상사 수익률을 뒷받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자원을 개발·유통하는 종합상사에 호재로 작용했고, 미·중 갈등은 글로벌 공급망 내 일본 기업의 위상을 높였다.

지정학 리스크는 기계·장비업체 중 반도체 장비사 도쿄일렉트론이 돋보이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를 피하려는 중국은 일본 도쿄일렉트론으로부터 반도체 장비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본 기업 입장에선 첨단 장비는 미국·한국 등 기존 고객에게 구형 장비는 중국에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열풍 속 칩 수요가 늘어난 점도 도쿄일렉트론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AI가 학습할 데이터를 처리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판매하는 엔비디아가 지난 21일 호실적을 발표하자 도쿄일렉트론 주가가 6%가량 뛰기도 했다.

일본 기업 주가는 앞으로도 상승할 전망이다. 아쿠쓰 마사시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닛케이225지수와 토픽스지수 전망치를 41,000과 2,850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기존 전망치는 각각 38,500과 2,71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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