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日 벤치마킹 한 '기업 밸류업 방안' 발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주주환원 등 기업의 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상장사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더불어 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이를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연내 개발한다.

그간 기업의 주요한 자금조달 인프라로 양적 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주식시장이 오랜 시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이름의 저평가를 받아온 데 대해 본격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한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기업 밸류업(value-up)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정부는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과 기회의 사다리로 자본시장을 육성하기 위한 선진화 정책을 추진해왔다. 불법 공매도 근절 등을 통한 시장 질서 확립과 외국인 ID 제도 폐지 등을 통한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은 주주가치의 기업경영을 확립하기 위한 세 번째 추진 과제다.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기업 스스로 노력이 수반돼야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데서 출발했다.

이에 정부는 일본의 도쿄거래소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리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기업은 809개 사, 코스닥 시장은 1천598개 사다.

우선 정부는 기업이 자본비용과 자본수익성, 지배구조 등을 다각적으로 파악해 기업 가치가 적정 수준인지 스스로 평가하도록 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최소 3년 이상의 중장기 계획을 최소 연 1회 '자율 공시'하도록 했다.

정부는 해당 기업에 세제지원은 물론 표창 등 다양한 방식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러한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와 투자를 유도하고자 '코리아 밸류업' 지수도 개발한다. PBR, PER, ROE, 배당 성향, 배당수익률, 현금흐름 등 다양한 투자지표를 고려해 종목을 구성함으로써 기업가치 성장이 예상되는 상장사를 편입할 계획이다.

해당 지수는 연내 ETF와 펀드 등 관련 금융상품으로 출시된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까지 관련 지수 개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도 투자 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스튜어드십 코드에 반영하기로 했다.

지난 2016년 12월 민간의 자율 규범으로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타인의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의 책임을 다하고자 이행해야 할 행동 지침을 일컫는다. 이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투자 대상 회사의 중장기적인 가치를 제고해 투자 자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투자 대상 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이 같은 상장사의 노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전체 기업의 PBR과 PER, ROE를 분기마다 공표하고, 연간 배당 성향과 배당수익률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밸류업 지원방안을 긴 호흡으로 가져가고자 전담 추진체계도 마련했다.

이달 중으로 한국거래소 내 1부 2팀 규모의 전담 부서를 신설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 자문 지원, 인센티브 지원 사업 운영 등을 총괄할 계획이다.

내달 중으로는 상장사 IR 담당자와 애널리스트, 국내외 IB, 운용사, 핀플루언서 등이 참여하는 '밸류업 자문단'도 구성된다.

또한 희망 기업을 중심으로 거래소와 유관기관이 '기업 밸류업' 공동 IR도 주관하기로 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위한 1차 세미나를 열고 다수 전문가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세미나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이동섭 국민연금 실장,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권재열 경희대 교수, 이준서 동국대 교수, 정인철 포스코인터내셔널 상무, 정병준 리노공업 상무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금융위는 이날 초안을 공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자 오는 5월 두 번째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2차 세미나를 통해 세부 내용에 대한 기업과 시장의 의견을 최종 수렴할 것"이라며 "준비된 기업부터 공시하되 지수와 ETF 개발, 백서 발간과 표창 등을 순차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중장기 과제로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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