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홍콩H지수(HSCEI)와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로 국내 파생 상품 시장에 찬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ELS 사태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어려운 상황일수록 기존과 다른 새로운 상품 출시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나증권 S&T(세일즈앤트레이딩)그룹을 담당하는 박헌준 상무는 2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증권사의 S&T 비즈니스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H지수 사태로 인해 올해를 제대로 준비를 못 하면 내년부터는 존폐 위기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T의 특성상 시장에 기회가 있으면 강하게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항상 기회를 체크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와 부동산PF 등 불확실성만 제거가 된다면 아주 큰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에 홍콩 ELS 사태로 시장의 신뢰가 무너진 만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신상품 출시가 증권사들의 중요한 경쟁 지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상무는 "올해는 굉장히 다양한 신상품이 출시되는 신상품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얼마나 빨리 그리고 체계적으로 신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가가 올해 각 증권사 S&T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올해 하나증권의 S&T는 상품의 다양화와 수익모델 다양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나증권이 준비하고 있는 상품은 기존의 단순 지수 추정과는 다른 상품으로 여러 종류의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 상무는 하나증권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사람과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S&T 그룹는 파생 관련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모인 전문가 집단"이라며 "특히, 세일즈 파워와 구조화 능력은 업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S&T 비즈니스가 점점 장치산업이 되고 있다며 경쟁사 대비 유연성을 강조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신상품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것도 하나증권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은 전통적으로 파생결합증권 발행의 강자다.

박 상무는 "파생결합증권과 같이 구조화된 상품을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있지만 엔드 투자자가 직접 참여하기 힘든 해외 거래소의 차익거래 기회 등도 제공하면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로 하나증권은 지난 2022년에 이어 작년 파생결합증권·사채 발행 관련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나증권의 파생결합증권 및 사채의 발행규모는 10조8천345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박헌준 하나증권 S&T(세일즈앤트레이딩)그룹장

 


박 상무는 성균관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서증권에 입사하면서 증권업권에 발을 들여놓는다.

동서증권에서 투자공학팀에서 근무하던 그는 1997년 7월 7일 증권거래소에서 세계 25번째로 'KOSPI 200'지수를 대상으로 한 주가지수 옵션시장이 개장하면서 지수옵션 1세대 '트레이더'로 근무하게 된다.

이후 동부화재, 맥쿼리-IMM 자산운용, 맥쿼리 증권 등에서 파생 운용을 담당한 뒤 지난 2015년 하나증권에 합류하게 된다.

하나증권에서는 파생 상품을 만드는 파생상품 기획과 스트럭처링(거래 구조화)을 담당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1월 S&T그룹장으로 승진하게 된다.

박 상무는 올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힘든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해 굉장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올해 초 크레디트 스프레드도 많이 축소됐고 금리인하, 총선, 미 대선 등 유난히 이벤트가 많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재작년 금리인상기보다는 좋은 환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시장의 변화에 맞춰 유연한 사고를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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