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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증권팀 = 2022년 말 벌어진 단기 자금 쇼크부터 올해 실적의 발목을 잡는 프로젝트펀드(PF)·대체투자 리스크까지, 증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숨 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울 금융중심지 여의도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미 고차 방정식이 되어버린 각종 충당금, 리스크 관리 해법에는 자금 감각에 더불어 실제 사업 부서의 애로사항을 알아챌 수 있는 실전 감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증권사의 곳간 열쇠를 쥔 CFO는 과거 여러 사업부에서 쌓아 올린 경력을 십분 발휘해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고객의 마음을 읽는 재무통, 사업 감각을 갖춘 전략통처럼 '육각형 인재'가 CFO로 환영받는 이유다.

29일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주요 증권사 CFO 12명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CFO는 전략기획 부서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뒤, 회사 내 사업 부서로 이동해 경험을 쌓고 다시 재무관리 역할을 맡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영우 한국투자증권 상무다. 그는 최고재무책임자의 역할이 '비즈니스 지원'과 '재무안정성'의 균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 본다. 김 상무의 이력 또한 이러한 인사이트에 부합한다.

2001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옛 동원증권에 입사한 그는 전략기획과 IB 전반에 걸친 경력을 갖췄다.

입사 이후 5년간 동원증권과 한국금융지주 전략기획실에서 그룹을 아우르는 인사이트를 갖췄고, 이후 인수영업부·구조화금융부에서 부서장을 맡아 실무를 총괄했다. 이후 경영기획 총괄과 IB3본부장을 맡아 관리직·IB맨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지난 1997년 신한투자증권에서 증권맨 생활을 시작한 이희동 상무 또한 '반반' 이력을 가졌다. 20여년간 쌓아 올린 커리어 중 절반은 경영·전략 기획, 절반은 IB다.

보수적인 시각에서 사업의 리스크를 판단하고, 올해는 내실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그의 전략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 배경이다.

물론 증권맨 생활의 대부분을 기획·관리 부서에서 지낸 CFO도 여럿 눈에 띈다. 재무관리, 경영관리를 주 전공으로 삼은 이들이 꼭 거치는 부문이 있다. 바로 '고객'과의 접점을 키우는 지원 부서다.

'고객 중심'의 원칙을 고수하는 NH투자증권의 강민훈 상무는 회사의 CFO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모두 맡고 있다.

그는 NH투자증권에서 재무관리부장, 경영관리부장, 인사부장을 거쳐 CFO 선임 직전까지 고객지원본부장으로 일해왔다. NH투자증권의 특징인 '고객 중심 서비스'라는 원칙이 사업 부서를 넘어 관리 조직에까지 스며든 셈이다.

장승호 KB증권 전무 역시 25년간 증권·금융업계에 종사하면서 재무와 전략에서 주로 경력을 쌓은 '재무·전략통'이지만, 지난 2020년 이후 3년간 디지털혁신본부장을 맡아 고객 경험을 바꾸는 데 앞장섰다.

아울러 '특이 이력'을 소유한 CFO들도 눈에 띈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전무 명함에는 '변호사'라는 타이틀이 달렸다. 2001년 제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강혁 전무는 8년 뒤 대우증권에 합류해 법무실장을 맡았다.

2021년, 이 대표는 '40대 부문 대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준법감시 업무를 총괄했다. 법률 전문가로 활약해 온 이 대표는 지난해 경영혁신부문 대표로 자리를 옮겨 회사의 살림살이를 맡았다. 미래에셋증권은 법률적 인사이트와 자금 조달 능력까지 갖춘 CFO를 맞이했다.

서영수 SK증권 기획재무본부장은 오랜 기간 금융·부동산 분야의 애널리스트로 활약한 바 있으며, 지난해 SK증권으로 이동해 회사의 비용 효율화와 자금 안정성 강화에 앞장섰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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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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