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 중 하나인 멀티플렉스 업계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맞이하기 위한 '체력 관리'에 나선다.

지난 3일 서울 시내 영화관 모습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극장을 찾는 관객 수는 지난 2019년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쳐,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다만, 올해부터 대작 영화와 E-스포츠 중계, 공연 실황 등 새로운 콘텐츠와 함께 본격적인 회복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이달 공모 시장을 통해 1천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2년 후 조기 상환이 가능한 콜옵션이 붙어있다.

롯데시네마의 운영사인 롯데컬처웍스도 지난달 2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표면 금리는 6.06%이며, 3년 후 조기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멀티플렉스 업체들이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재무지표를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영화관도 다소 활기가 도는 모습이지만, 아직 멀티플렉스 업체의 '체력'은 예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말 CJ CGV의 부채비율은 1,123%로 추산된다.

지난 2020년 4천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이후 지난해 약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지출해야 할 이자 비용은 급증해 당기순손실은 1천233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롯데컬처웍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9월 기준 롯데컬처웍스의 부채비율은 약 8,695%다. 같은 시점 자본총계는 116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자본 잠식' 상황에 부닥쳐있다.

이들은 팬데믹 기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오며 자본을 확보해 온 상태이다. 신종자본증권에 내재한 채권적 성격을 고려하면 이들의 실질적인 재무부담은 회계상에 나타난 지표보다 과중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총관객 수는 지난 2019년 대비 55% 수준이다. 기대한 만큼 회복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최근 '파묘', '듄: 파트2', '서울의 봄' 등 대작 영화를 중심으로 극장가를 찾는 관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관객은 총 1천921만명이다.

이는 팬데믹으로 강도 높은 거리두기 규제를 시행했던 지난 2021년 같은 기간에 극장을 찾은 관객인 489만명에 비해 약 4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아직 코로나19 이전의 관객 수는 회복하진 못했으나, 수익성이 좋은 특별관 활용도를 높이면서 매출은 관객 수보다 회복이 훨씬 빠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극장 관객 수가 지난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구작이 많아 볼거리가 없다는 불신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 구작들은 대부분 소진될 것"이라며 "프로모션 진행으로 티켓 가격 부담 완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가격 인상에 따른 반사 이익 등으로 올해 환경은 우호적이다"라고 덧붙였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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