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에 코스피 발목 잡을까…AI 경계감도 확산
그간 국내 증시를 이끌어 온 반도체 랠리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할 전망인데, 조정 흐름을 따라갈 경우 코스피의 2,700선 돌파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5.55% 하락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당일 장 초반 5% 넘게 상승하며 역사적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으나,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마감했다. 다만 주간으로는 6% 넘게 상승해 9주 연속 상승했다.
고점 대비로는 하루 만에 10%가량 조정받은 셈인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4.03% 하락했다. 이 밖에 브로드컴 또한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 강조되며 7% 하락 마감했다.
이승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시총이 애플을 넘기는 아직 이른 것 아니냐는 심리적인 부담과 브로드컴·마벨의 실적 부진 등이 차익실현의 빌미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다만 이 연구원은 "AI 개발에 있어 빅테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AI 관련 투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관련 업체의 실적은 주가를 충분히 뒷받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다음 주 예정된 엔비디아의 AI 컨퍼런스, 또는 다음 실적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주가가 추가 상승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오는 12일(현지시간)에는 향후 금리인하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미국 2월 CPI 지수가 발표된다. 물가 안정에 대한 안도감이 커질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지속돼, 국내 증시 또한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700선을 앞두고 미 반도체가 약세를 보인 점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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