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서 신규사업 추가 정관변경 실종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기류에 올라탔던 유통업계의 주가가 다시 연초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지만, 유통업계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사업 다변화를 위한 신규 산업 추가를 위한 정관 변경은 예년에 비해 '미지근'한 상황이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따라 들썩였던 유통업계의 주가가 다시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초 장중 8만8천500원을 찍으며 연초 7만5천원에 비해 18% 튀어 올랐으나, 전 거래일 기준 주가는 7만1천100원으로 떨어졌다.

롯데쇼핑도 지난달 13일 9만2천100원까지 상승했으나, 현재는 7만5천700원으로 고점 대비 17.8%가량 하락했다.

이밖에 현대백화점(-18.2%), GS리테일(-8.9%) 등의 대형 유통 기업도 올해 저PBR에 따라 올랐던 주가를 지켜내지 못했다. 은행, 보험, 지주 등 대표적인 저PBR 업종은 아직 기대감이 꺾이지 않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이마트는 별도 기준 지난해 전년 대비 27.3% 줄어든 1천8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현대백화점은 연결 기준 5.4% 감소한 3천3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쇼핑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6%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7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GS리테일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약 12% 늘었다.

단순히 실적 부진만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기는 어렵다. 실적 방향성에 무관하게 유통기업의 전반적인 주가는 저PBR 수혜를 이어가지 못하고 내리막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주가 맥을 못 추는 원인은 신성장 동력의 부재도 한몫한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 대형 유통사들이 성장을 위한 전략, 수익성 회복을 위한 노력, 시장 변화에 걸맞은 대응을 적극적이고 절실하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열렬한 밸류업 구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맥을 못 출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대만 시장으로 확장, 네이버는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고도화 등의 무기를 추가로 장착한 상황"이라며 "월마트는 광고 수익 모델 강화, 온라인과의 시너지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 등으로 꾸준한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유통업체는 업계 경쟁이 심화하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뻗어나가며 성장에 집중해왔다.

지난해 이마트는 '주류 소매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으며, 현대백화점은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과 '여행업'을 더했다. 지난 2022년 신세계는 '부가 통신 사업',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광고업', '광고 대행업', '인터넷 콘텐츠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유통업계 주주총회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장한 지난해와는 다르게 비교적 잠잠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배당 제도를 개선하는 것 외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롯데하이마트는 '태양광 발전업 및 전기공사업', '체육시설, 공연장, 주차장, 기타 서비스 시설 운영에 관한 사업', '전기자동차충전 사업' 등을 삭제하거나 축소해 수정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침체하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는 어렵다"라며 "현재는 성장보다는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말했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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