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한국의 연기금과 보험사 등 '큰 손' 기관 투자자가 글로벌 출자자(LP)들과 소통을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브랜트 몰러(Brant Maller) 전미대체투자협의회(AIF) 의장은 12일 연합인포맥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연기금은 대체투자 분야에서 글로벌 LP를 몇걸음 뒤에서 따라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IF는 대체투자 분야의 전략을 연구하고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2005년에 설립된 씽크탱크다. AIF는 대략 20년간 미국 50개주 연기금 및 주 정부와 협업해오며 현재는 대체투자에 국한되지 않고 연기금 등 글로벌 LP의 정보교류 및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브랜트 몰러 AIF 설립자 겸 의장은 AIF의 활동 영역을 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로 넓혀가고 있다. 이달 서울과 도쿄에서 개최된 '2024 AIF APAC 투자자 연례 미팅'이 그 일환으로, 글로벌 LP의 네트워크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선 국민연금을 비롯해 한국투자공사(KIC),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고용보험기금, 우정사업본부, 한국은행, 산업은행, 보건복지부는 물론 다수의 보험사 자산운용 최고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브랜트 몰러 AIF 의장은 행사를 마치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연기금과 공제회, 보험사 등 '큰 손'이 글로벌 LP들과 더욱 소통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분석하고 전략을 제시하는 데 있어 글로벌 연기금과 한국의 기관 사이에 분명한 속도 차이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몸집을 키워온 프라이빗 크레딧(Private Credit·사모신용) 시장을 예로 들었다.

브랜트 몰러 AIF 의장은 "금융위기 이후 대출 시장의 경우 사모 시장이 엄청난 속도로 커지고 있고, 그 안에서 굴지의 글로벌 GP와 LP들이 활약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대체투자 컨퍼런스에서 이러한 주제가 논의되는 반면 한국의 기관은 몇걸음 뒤에서 따라오는 모습이다. 글로벌 기관과 분명한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순환적(Cyclical)인 성과를 보이는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도 미국 연기금이 투자를 준비할 때 한국의 기관은 투자를 줄이는 등 속도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연기금의 고민으로 그는 유동성과 분모효과(Denominator Effect)를 꼽았다.

대체투자 관련 다수의 자산 가격이 내려가 있어 환매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글로벌 연기금들조차 자산을 회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분모효과(Denominator Effect)라고 불리는 어려움도 언급했다. 분모효과는 주식과 채권 가치가 떨어지면서 대체자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늘어나자 추가적인 자금 출자가 어려워지는 현상을 뜻한다.

그는 "글로벌 연기금들은 유동성과 관련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모 시장과 다르게 부동산과 사모펀드 등 유동성이 적은 시장은 빠르게 움직이지 못한다"며 "공모 시장의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 포트폴리오의 나머지 분야의 비중이 빠르게 늘어 할당된 양을 초과하고, 투자 기회에 제약을 받게 된다"고 짚었다.

그는 AIF가 글로벌 씽크탱크로 연기금 등 주요 기관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와 운용 매니저 사이에 위치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F는 각각 다른 투자 기관의 목적 달성을 도와주기 위해 고급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라며 "모든 연기금이 구조적인 비효율성을 겪는다. AIF는 쉽게 말해 의사 결정권자와 실무자 사이에서 연결고리(Bridge)의 역할을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트 몰러 AIF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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