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내에서 연준보다 우리나라가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그간 시장에서는 대외금리차 확대와 이에 따른 외환시장 충격 등을 고려해 신흥국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중론이었다.

13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금통위 회의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지난해 금리인하 기조로 전환한 다수 신흥국의 경우 금리인하 이후 환율 절하폭이 같은 기간 중 신흥국 통화지수 절하폭을 소폭 상회하는 데 그쳤다"고 언급했다.

시장 우려와 달리 신흥국이 연준보다 먼저 인하에 나섰어도 큰 충격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오히려 일부 국가는 금리인하에 통화가치가 절상됐다며 신흥국 사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가 추가로 고려할 사항이 있는지 관련 부서에 질문을 던졌다.

이 위원이 구체적으로 어느 신흥국을 지목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연준보다 기준금리를 먼저 올렸던 브라질과 칠레 등 남미 신흥국은 금리인하도 선제적으로 단행했다.

브라질은 작년 8월 기준금리를 13.75%에서 13.25%로 처음 인하에 나섰다 이후 추가로 금리를 낮춰 이달 기준으론 11.25%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선 중국이 지난달 20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연 3.95%로 25bp 인하했다. 추가 인하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한은 관련 부서도 선제 인하 가능성 자체에 크게 반박하지는 않는 모양새였다.

해당 부서 관계자는 금통위원 질문에 "올해는 작년에 비해 대내 여건에 좀 더 집중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여지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다만 미 연준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미 연준의 정책 변화와 환율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기조는 유지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신흥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신흥국의 물가안정 목표제 등 대응체계가 잘 자리 잡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인플레이션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점도 상기했다.

국내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금통위 의사록을 두고 국내 통화정책 메시지가 향후 도비시(비둘기적)하게 변화할 가능성을 주목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금통위의 향후 행보 관련 매파 메시지가 점차 완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이를 고려하면 1년 구간을 비워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채권 딜러는 "금통위 내에서 선제 인하론이 어느 정도 확산할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6월이든 7월이든 연준 인하가 가시화하면 한은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한 명의 위원 생각이 도비시하고 금통위 전체 의견은 인하에 신중하다"며 "기류 변화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 2월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향후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 브라질, 칠레 기준금리 추이
연합인포맥스

 


달러-브라질헤알화 추이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