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달러-원 환율이 하루 만에 17원 넘게 급락했습니다. 작년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입니다. 원화가 엔화·위안화에 비해 크게 선방하면서 일부에서 달러-원의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도 고개를 드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원화의 추세적 강세를 예상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달러-원 환율의 방향성을 점검해보는 기사를 세 꼭지로 정리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최근 달러-원이 급락했으나 추가 하락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달러-원이 최근 박스권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둘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커졌으나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할 수 있는 탓이다.

엔화와 위안화가 강세로 가지 못하는 점도 달러-원 하방경직성을 높일 것으로 분석됐다.

중장기적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견고한 데다 미국 대통령 후보의 재정지출 확대기조가 미국 성장세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 달러-원 '하방경직성' 전망…"박스권 벗어나기 쉽지 않아"

2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17.20원 내린 1,32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4일(1,319.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원이 급락함에 따라 시장은 달러-원 추가 하락 가능성을 가늠했다. 시장참가자는 달러-원 하락세가 제한되거나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으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되살아났으나 시장이 인플레 등 데이터를 추가로 확인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간밤에도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에 연준이 올해 6월에 첫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후퇴했다. 이와 함께 역외 달러-원도 두 자릿수 급등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파월 의장 발언으로 비둘기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강해지려면 인플레 등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다음 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확인하기 전까지 달러-원이 1,320원대를 하향 돌파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화와 위안화도 아직 강세로 가지 못하고 있다"며 "원화 홀로 강세로 가기엔 무리"라고 진단했다.

은행 한 딜러도 "미국 경제지표의 상대적 호조, 인플레 고착화 우려 등으로 달러-원이 내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달러-원이 당분간 1,320~1,330원대 레인지를 크게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달러-원 하락 모멘텀(동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은행 한 연구원은 "FOMC 회의 이후 다음 주까지 달러-원이 1,300원대 초반까지 하락을 시도할 수 있다"며 "다만 달러-원이 1,300원을 밑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은행 다른 딜러는 "'비둘기' FOMC 이후 시장의 6월 금리인하 기대가 커졌고 시장의 위험선호도 확대됐다"며 "월말 네고 등이 유입하면 달러-원 하락 모멘텀이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FOMC 회의에서 점도표상 연내 세 차례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또 최근 미국 물가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가 점차 하락할 것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 "앞서가는 美 경제…美 대선도 强 달러 재료"

중장기적으로 연준 금리인하 기대에도 달러 강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 속에서도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견고하기 때문이다.

연준도 FOMC 회의에서 2024~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상향 조정해 장기잠재성장률 1.8%를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또 실업률은 올해와 2026년 전망치를 소폭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이전과 마찬가지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추정치 4.1% 이하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유로존은 경기침체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를 통제하고 있음에도 시장은 금리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정지출 확대기조도 달러 강세재료로 분석됐다. 이들은 이번 대선에서 다시 승부를 겨루게 됐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과 트럼프 양측 모두 보조금, 감세 등 재정지출 확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재차 미국 성장을 자극해 강달러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물론 독일, 일본도 미국 직접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 중장기 달러 강세를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달러-원(빨간색)과 달러인덱스(파란색)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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