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상승에 오너4세 승계 작업 수월해져"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리브영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CJ올리브영은 지난 2022년 기업공개(IPO)를 목표했었으나, 고성장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장에 대한 니즈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일각에서는 CJ㈜와의 합병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별도 기준 3조8천612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전년 2조7천775억원과 비교해 약 40% 성장했다.

지난 2022년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인 31.6%보다 더 큰 폭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말 점포 수는 1년 사이 40여곳 늘어난 1천338개다. CJ올리브영은 포화 상태로 여겨지던 헬스 앤 뷰티(H&B)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외형 확장을 이어갔다.

수익성도 좋아졌다. CJ올리브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70% 늘어난 4천660억원으로 집계된다.

업계 경쟁자였던 GS리테일의 랄라블라와 롯데쇼핑의 롭스는 H&B 시장에서 진작에 후퇴했으며,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세포라도 오는 5월 한국 시장 철수를 밝혔다.

CJ올리브영이 H&B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이 회사의 IPO 시점에 쏠리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 2021년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4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지난 2022년 증시 입성을 목표했으나 당시 IPO 시장이 급랭하며 상장 계획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 IPO) 당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1조8천억원 수준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은 H&B 시장의 압도적인 절대 강자이자 코스메틱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 쇼핑 패턴 변화 등의 최대 수혜주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기업가치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평가했다.

꾸준한 고성장은 오히려 상장 타이밍 조율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최대 주주인 CJ와 글랜우드PE가 현재 시점에 IPO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2.5조~3조원대로 거론됐으나, 해를 넘길수록 몸값이 오르고 있다"라며 "CJ나 글랜우드 PE 입장에서는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IPO 타이밍만 잘 조율하면, CJ올리브영은 4조~5조원대 수준으로 증시에 입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올해 IPO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IPO가 아닌 CJ올리브영과 CJ㈜의 합병 전망도 최근 들어 힘이 실리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인 글랜우드PE의 지분을 자사주 형태로 되사들인 후 합병을 시도하는 방안이다.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CJ그룹 대주주 일가의 승계와도 밀접하게 맞물려있다.

CJ올리브영의 최대 주주는 CJ㈜로, 지분 51.15%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11.04%,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이 4.2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IPO가 아닌 합병을 택하면 4세들은 CJ㈜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또한, 최근 기업 밸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 중복 상장에 대한 리스크도 줄여줄 수 있는 시나리오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랜우드 PE의 엑시트 물량을 자사주로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 혹은 사실만으로 IPO를 철회한 것으로 예단할 필요는 없다"며 "IPO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상장 재논의가 언제든지 다시 이루어질 가능성은 있다"라고 분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IPO 혹은 CJ㈜와의 합병 추진 시 예상되는 기업가치는 추정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CJ 올리브영의 가치가 커질수록 CJ그룹의 후계 및 지배구조는 견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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