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최근 자산운용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채권통'으로 알려진 전문가들이 그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차기 대표로 김기현 증권부문 총괄 CIO(최고투자책임자) 부사장을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김 부사장은 20년 넘게 키움운용의 채권 운용을 책임져왔다. 삼성증권에서 베스트 채권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떨친 그는 2005년 키움운용에 합류하면서 채권 매니저로서 활약했다.

거시 경제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그 성과를 인정받자, 2020년 말까지 채권운용본부장으로서 키움운용의 채권 운용을 맡았다. 이후 증권부문 총괄 CIO에 올라 키움운용의 자산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김 부사장은 키움운용에서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기획을 선도했던 인물로 그 성과를 인정받아 올 초 부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최근 채권형 ETF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키움운용도 초단기채권 상품인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 ETF 등을 선보이며 채권 ETF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부터 KB운용의 지휘봉을 잡은 김영성 대표 역시 채권 시장에 오래 몸담았던 전문가로 꼽힌다.

1996년 삼성생명 채권 운용역으로 입사한 그는 2002년 삼성자산운용 FI운용팀장과 2014년 공무원연금공단 해외투자팀장을 역임했다. 공무원연금공단에서는 초대 팀장으로서 해외 ETF 투자 활성화에 기여했다.

2016년 KB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으로 합류한 뒤로 KB운용은 퇴직연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글로벌운용본부가 확대 개편된 것은 물론, 글로벌 운용사인 뱅가드와 함께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선보인 바 있다.

김 대표 역시 ETF 시장 점유율 확대를 공언했다. 김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 걸맞은 상품 개발과 판매에 주력하는 한편, 펀드 개발 시에도 ETF와 공모펀드를 동시에 출시해 시너지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외부 채권 전문가를 영입해 채권 하우스로서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곳도 있다.

흥국자산운용은 이달 초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이두복 미래에셋증권 부사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2001년부터 KB자산운용 채권 펀드매니저로 활동했던 이 신임 대표는 2010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채권운용 본부장을 맡았고, 2018년에는 채권부문 대표에 올랐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작년 말 미래에셋증권 리스크관리부문 대표(CRO)로 승진했다.

흥국운용의 경우 운용자산 중 채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하우스로 꼽힌다. 채권과 단기금융 비중이 하우스 AUM의 80%가 넘을 정도로, 그런 하우스 특장점을 살리고자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환경으로 채권이라는 자산이 다시 주목받게 되자 그 영향력도 커지는 모습이다.

하우스 내 채권운용본부장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전체 AUM의 45%를 책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각 하우스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큰 편이다. 운용보수가 낮아도 그 규모만큼 돈을 벌어오는 곳이 채권운용 부서기도 하다.

고금리 환경이 도래하면서 채권의 중요성은 한층 더 커졌다. 대표적인 리테일 시장인 ETF에서도 채권 상품이 우후죽순 나올 정도다. 시장 흐름을 고려한 인사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운용사에서는 채권 부서의 힘이 센 편이다. 수탁고에서도 채권 비중이 높다 보니 이들의 영향력 역시 무시할 수만은 없다"면서 "지금 돈을 벌어오는 것만큼 앞으로 어디서 벌지도 중요하다. 그런 부분들을 고려한 인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전경, 증권가 모습
[촬영 류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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