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달러-원 환율이 연고점을 새로 쓰며 1,350원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높아진 환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달러-원 전망과 현재 외환시장의 수급구도, 외환당국의 등판 가능성 등을 짚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달러-원이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다음 상단을 1,360~1,37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미국 인플레이션 경직성과 미국 경기의 상대적 호조 등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보다 더딜 수 있기 때문이다.

엔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통화 약세도 달러-원에 상방압력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번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역외가 포지션을 정리하면 달러-원이 상승세를 일부 되돌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 "연준 금리인하,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달러-원 추가 상승 대비"

2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7일 달러-원은 전장 대비 9.20원 오른 1,34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달러-원은 연고점(1,346.70원)을 경신하며 1,349.30원까지 상승했다. 이날 달러-원은 역외 달러-원 상승을 반영해 상승 출발할 수 있다.

이에 서울외환시장은 달러-원이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를 가늠하느라 분주했다. 시장참가자는 달러-원이 1,360~1,370원까지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은행 한 딜러는 "그동안 연준 금리인하로 달러-원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였다"며 "하지만 최근 연준 금리인하 속도가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은행(BOE) 등 다른 중앙은행보다 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달러-원이 상방압력을 받고 있다"며 "달러-원 다음 상단을 1,360~1,370원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도 "달러-원 다음 상단을 1,360원으로 본다"며 "1,360원이 깨지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개장 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도 연준 금리인하가 시장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월러 이사는 27일(현지시간) "금리를 내리기 위해 조금 더 기다리는 위험이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낮다"며 "최근 데이터에 반응해 금리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금리인하를 더 미루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 亞 통화약세에 원화 약세압력…한?중?일 통화약세방어

엔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통화 약세도 원화에 비우호적인 재료로 지목됐다.

최근 일본은행(BOJ)이 이달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달러-엔은 전날 장중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향후 BOJ가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는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미?일 금리차도 여전히 큰 폭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엔화도 약세압력에 취약한 상태다.

최근 위안화도 불안하다. 그동안 중국 외환당국은 위안화 고시 등을 통해 위안화 변동 폭을 제한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중국 외환당국의 위안화 절하 고시 이후 시장은 중국 당국의 위안화 통제가 느슨해졌다고 판단했다. 이에 역외 달러-위안이 급등했다.

지난 25~26일 중국 외환당국이 위안화 절상고시에 나서며 위안화 약세가 제한됐다. 하지만 전날 중국 외환당국의 위안화 절하 고시 이후 다시 역외 달러-위안이 올랐다.

시장은 미?중 금리차가 큰 상황에서 중국의 통화완화 기대가 위안화에 약세압력을 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원 추가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으며 향후 미국 경제지표가 달러-원 다음 경로를 결정지을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번 주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역외가 포지션을 정리하면 달러-원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4월에도 달러-원 상승시도가 나타날 수 있으나 결국 데이터가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고용지표와 물가지표 등 경제지표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나오면 달러-원도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최근 물가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인플레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 한?중?일 외환당국의 통화약세방어가 달러-원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진단됐다.

은행 다른 딜러는 "최근 달러-원이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과 경계감이 있다"며 "중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통화약세방어와 우리나라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은 달러-원 상승폭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원(빨간색)과 달러인덱스(파란색)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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