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최치훈 사장 취임 후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이윤 확대로 연결되진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카드가 수익성이 낮은 신용판매를 중심으로 외형 확대 전략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11.0%였던 카드이용실적 기준 시장점유율을 올해 1분기 11.8%, 2분기 12.4%, 3분기 12.7%로 끌어올렸다. 업계 2위를 놓고 경쟁하는 KB국민카드의 13.1%, 현대카드의 12.7%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카드가 지난해 시장 점유율을 큰 폭으로 높인 배경에는 '최치훈 효과'가 자리 잡고 있다.

최 사장은 2010년 말 취임한 후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업계에선 최 사장이 신규 고객 150만명 이상 확보를 목표로 영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최도석 전 삼성카드 부회장이 최 사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주게 된 이유가 내부정비 작업이 마무리되고 외형확대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룹이 최 사장에게 맡긴 임무가 삼성카드의 업계 입지 강화에 있었다는 의미다.

문제는 시장점유율 상승이 수익성 강화로 연결되진 못했다는 점이다.

삼성카드가 수익성이 낮은 신용판매를 중심으로 취급고를 늘리고, 마진이 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금융 취급고를 늘리는 데는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신용판매 취급고는 41조5천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9.5% 늘었다. 반면 금융 취급고는 9조6천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의 작년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천94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3.5% 줄어들었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카드의 수익성 악화 추세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창욱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올해 상품자산 성장률은 17.1%로 시장 평균보다 높겠지만, 경상이익은 11% 감소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의 5만8천700원에서 3만7천600원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삼성카드가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할 것으로 전망됐던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오히려 15% 할인 매각하고, 쉽게 활용처를 찾지 못하는 점도 시장 안팎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을 할인 매각해 프리미엄이 사라진 데다 매각대금의 활용 가능성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수·합병(M&A) 활용 가능성은 검토만 되는 단계고, 자사주 매입 소각 가능성도 당국의 승인 사항이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및 금융시장 변동성에 선제적 대처 차원에서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금융사업을 조정했다"며 "글로벌 금융 리스크 확산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기준 강화와 회원유치 등 시장지위 확대를 위한 투자성 영업비용 증가로 당기순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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