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사람들>김용범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위기를 기회로"
<금융가 사람들>김용범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위기를 기회로"
  • 신은실 기자
  • 승인 2012.08.0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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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익숙한 곳으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금융시장 관련 실무를 두루 경험한 김용범 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이 금융위원회 신임 자본시장국장으로 새롭게 일을 시작한다.

그는 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로 금융시장이 다소 침체된 것은 한 발짝 진일보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시장 침체기에는 누구나 답답하다"며 "그렇다고 단기적인 성과를 올리기 위한 대책을 만드는 것은 익숙한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설명했다.

효과 없는 단기 대책에 치중하기보다 근본적으로 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새롭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국장의 이런 자신감은 바로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다.

그는 1996년부터 3년 반 동안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에서 일하며 외환위기 전후 금융시장 개편에 실무자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코스닥 시장을 출범시킨 것은 물론, 지배구조 개선의 기틀을 만들었다.

김 국장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자본시장은 한 단계 레벨업이 됐다"며 "기업의 투명성도 강화되고 시장 거래량은 10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발탁돼 5년 동안 일했고,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와 대통령비서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등 굵직한 조직을 두루 거쳤다.

2009년에는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으로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운용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당시 약 30조원의 보험자금을 운용해 달성한 수익률은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

금융시장 제도는 물론 생생한 실무를 몸소 체험한 `금융통'인 셈이다.

김 국장은 "시장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운용을 해보니 이론적으로 아는 것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장 앞에서 철저히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직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세계가 인정하는 `명품' 시장인 만큼 지난 10년간 호황기에서 과잉된 것은 없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1962년생으로 광주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같은 대학 행정대학원 석사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오기 전에는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서 일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국장과의 일문일답.

-- 자본시장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소개해준다면.

▲ 금융업무를 시작할 때 자본시장 쪽을 가장 먼저 했다. 재무부 시절 국고과에 있으면서 국채시장 선진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다른 나라 사례를 공부해보니 국채 시장이 아주 핵심적인 시장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증권제도과에서는 외환위기로 시장이 많은 변화를 겪는 것을 지켜봤다. 코스닥 시장을 만들고 사외이사제도도 도입했다. 이후 우정본부에서는 시장 앞에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다. 프런트와 백오피스를 분리시키고 인력을 보강하는 등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도 힘썼다. 자본시장국장으로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다.

-- 자본시장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 자본시장이라고 해서 시장 내부만을 봐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경제의 큰 틀을 바로잡기 위해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먼저 연금 문제다. 퇴직 후 노후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모두 미래를 불안해한다. 이런 분야는 은행보다 자본시장이 더 잘 알고 잘할 수 있다. 가계부채 문제도 마찬가지다. 좋은 상품을 설계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자본시장이 해야 한다. 투자기회도 다양해져야 할 것이다.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는 것도 쏠림현상이다. 어디에 투자했을 때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지 증권사 등 중개기관이 분석을 잘해 권유해야 한다.

-- 코스닥 시장을 만드는 데 실무 역할을 했는데 앞으로 만들어질 코넥스 시장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 코스닥 시장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시장이며 이미 조직화된 시장이 됐다. 프리보드는 아예 없는 시장이나 마찬가지다.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프리보드 등 시장의 스펙트럼이 다양화돼야 한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유동성이 없을 것으로 우려하지만, 기업 수요가 있으면 거래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 자본시장법 국회 통과 지연으로 일부 증권사가 업무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데.

▲ 일부 증권사가 대규모 증자를 해놓고 법 통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안다. 빨리 법이 통과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단순히 증권사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경제를 성장시키려면 자본시장도 하나의 구성요소로 발전해야 한다.

-- 자본시장에서 연기금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연기금의 시장 방어 역할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익률 제고 방안을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보험사가 역마진에 시달리며 해결방법을 찾고 있듯 연기금도 같은 노력을 해야 한다.

-- 못다 한 얘기가 있다면.

▲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이라는 책을 좋아한다. 여기서는 코스피가 세계 그 어느 지수보다 글로벌 경제를 가장 잘 반영한다는 평가를 해놨다. 이렇게 칭찬을 받아도 좋을까 싶을 정도다. 그만큼 우리 시장은 `명품' 시장이다. 우리 시장은 경제 규모에 걸맞게 성장했고, 일부는 더욱 발전된 부분도 있다. 조정기를 거치고 있지만 우려할 필요 없다. 내실을 다지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es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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