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주식 투자의 보너스. 연말 배당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는 현금 대신 주식 배당을 결의한 기업이 많아졌다. 글로벌 위기를 대비해 일단 현금을 비축하자는 의도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배당을 결정한 상장사 40곳 가운데 19곳이 주식 배당을 결정했다.

예년에 연말 현금 배당과 주식 배당 비중이 8대 2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대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줄이고 현금 확보전에 들어간 가운데 규모가 작고 외풍이 더 취약한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현금 배당을 줄여서라도 위기에서 생존하려는 몸짓으로 풀이된다.

글로벌에스엠이 주당 0.05주, 톱텍은 0.01주, 태광은 0.03주, 대한과학은 0.07주를, 백광산업은 0.05주, 서부티엔디는 0.1주를 준다고 결의했다.

현금 배당을 결정하면 당장 잉여금에서 현금을 인출해줘야 하지만 주식 배당을 하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풀면 돼 현금 흐름에 부담이 덜하다.

주식 배당과 같은 성격의 무상증자도 제약사를 중심으로 줄을 잇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보령메디앙스, 대웅제약, JW중외제약, 한미약품, 경방, 신텍, 경봉, 하이소닉, 신흥기계, 유진테크, 와토스코리아 등 12개 상장사가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무상증자도 잉여금을 재원으로 신주를 발행하기 때문에 잉여금이 줄지만, 발행된 주식이 다시 자본금으로 잡히기 때문에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현금배당과 달리 자기자본에 변화가 없다.

코스피는 2,000을 바라보지만 개별 기업 주가는 낮아 신주 발행가가 낮은 점도 기업에는 유리하다.

한 애널리스트는 "실적이나 잉여금, 자기자본 수치가 개별 상장사마다 달라 무상증자 성격을 한가지로 규정할 수 없지만 최근 현금 배당을 대신하려는 의도가 많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위기에 대비해 대기업도 현금을 확보하려고 하는데,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더 현금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최근 눈에 띄게 주식 배당이 늘었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주식 배당은 배당락 충격이 적고 주식을 거저 얻는 것이지만, 일회성 이벤트여서 주가에 큰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