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프랑스가 유로존 회원국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우존스가 16일(유럽시간) 조언했다.

프랑스가 지적한 대로 영국 경제가 우려스러운 것은 맞지만, 프랑스가 영국보다 신용등급을 잃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영국의 성장률은 프랑스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영국의 정부 부채도 프랑스보다 규모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프랑스가 신용등급을 잃을 가장 큰 이유는 프랑스가 유로존 회원국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프랑스는 유로존 회원국이지만, 영국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해외 투자자들 역시 영국을 더 선호한다.

유로와 영국 파운드만 봐도 그렇다.

올여름 유로화는 90펜스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84펜스를 밑도는 수준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는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실업률이 17년래 최고치로 치솟음에 따라 자국 재정을 점검하느라 애쓰는 모양새다.

그러나 캐머런 정부는 금융시장을 안심시킬 적자 감축 계획을 갖고 있다.

반면 프랑스가 속한 유로존 회원국들은 어떨까.

이탈리아의 긴축안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유로존 경기가 침체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크리스티앙 누아예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와 프랑수아 바루앵 프랑스 재무부 장관이 지적한 대로 영국 또한 유로존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크다.

그러나 프랑스는 영국에 비교할 때 익스포저가 훨씬 더 크다.

영국은 프랑스보다 전 세계 경제에 더 개방적이며 영국 은행들은 더 국제적이다.

이는 다시 말해 영국이 프랑스보다 유로존에 덜 의존적임을 시사한다.

또 영국은 마지막 대부자의 역할을 자임할 '영란은행(BOE)'이 있다는 점도 프랑스와 대조적이다.

유로존 일부 당국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지막 대부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독일이 반대하고 있어 이를 기대할 수도 없는 처지다.

프랑스가 신용등급을 잃을 또 다른 이유는 정치에 있다.

유로존 자체가 정치적 불확실성의 온상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모두 유로존 재정 위기로 정권을 교체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소수 연정 파트너가 유럽 구제기금을 계속 반대할 때 내년 조기 총선에서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마저 당장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어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선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후보자는 자신이 당선되면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합의한 재정협약을 재협상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일관된 정책을 가지지 못한 유로존의 상황이 바로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의 가장 큰 위험요소라는 게 다우존스의 지적이다.

따라서 다우존스는 프랑스 당국자들이 당장 걱정해야 할 것은 영국의 신용등급이 아니라 독일의 신용등급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독일마저 강등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