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 강해진 한국금융지주 계열의 금융사들이 작년에 빛나는 실적을 냈다.

이에 힘입어 계열 CEO들은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금융지주 계열사에 장수 CEO가 많아진데는 '오너'의 뚝심 경영이 있었다.

7일 한국금융지주는 매출액 3조2천699억원, 영업이익 2천378억원, 자기자본 2조6천533억원의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재무제표 등을 포함한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모두 통과시켰다.

주력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2년 연속 업계 1위의 실적을 달성했고, 한국투신운용은 연기금 풀 주관사에 선정되는 등 좋은 실적에 힘입어 계열사 사장이 모두 연임됐다.

김남구 부회장은 이날 주주총회가 끝난 뒤 "계열사 사장의 연임은 좋은 실적 때문"이라며 "믿고 맡겼으니 실수나 실적에 큰 문제가 없다면 오래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지주 계열사는 1년마다 재임을 묻는 철저한 실적주의를 표방하지만, 의외로 장수 CEO가 많이 나오고 있다.

김주원 한국금융지주 사장은 2011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올해도 재신임을 받았다. 김 사장은 동원증권이 한투증권 인수 전부터 김 부회장과 손발을 맞춘 정통 동원증권 맨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운용지주 등 계열사 사장을 거쳐 서열 1위 사장에 올랐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7연임에 성공해, 업계 최장 CEO가 됐다. 2007년 3월부터 CEO에 오른 유 사장은 최연소에 최장 CEO 기록도 더했다.

정찬형 한국투신운용 사장 역시 2007년 8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7연임에 성공했다. 정 사장은 한국투신운용에 입사한 뒤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뱅키스' 성공에 힘입어 2011년 사장에 오른 박래신 한국밸류자산운용 사장은 일찌감치 연임을 확정지었다.

이외에 김석헌 코너스톤에퀴티파트너스 사장(2006년 3월 취임), 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사장(2008년 12월)도 오랫동안 사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남영우 한국투자저축은행 사장 역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2010년 8월 승진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베트남펀드 등 중간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계열사 사장이 장수하게 된 것은 오너 경영의 특징 때문이다.

김남구 부회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증권업계에 몇 안되는 오너 경영자다.

직원들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탈 정도로 '오너 같지 않은 오너'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간 지주회사를 없애고 한국금융지주를 증권(한국투자증권), 증권 밑에 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벤처캐피털(한국투자파트너스)-저축은행(한국투자저축은행)로 정비하는 균형 잡힌 사업구도를 만들었다.

계열사 영업 호조로 2012회계연도에 그룹 고객 예탁자산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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