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20일(유럽시간) 그리스 구제금융을 최종 결의하더라도 그리스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CNBC가 지적했다.

이날 밥 파커 크레디 스위스(CS) 선임 고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3월20일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할 가능성은 줄고 있으나 1년 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더 흥미로운 질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가 부채 비율을 202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20%까지 줄여야 한다며 그리스가 앞으로 남은 8년간 부채를 갚고 이자를 지급할 능력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 답은 '아니오(no)'라고 단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의 부채 비율은 2020년 GDP의 129%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당초 예상했던 120%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리스의 현재 부채 비율은 GDP의 160%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리스가 2020년까지 부채 비율을 감축하려고 강도 높은 긴축안을 시행해야 하지만, 그리스는 이러한 긴축조치에 내부적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테네 상공회의소 콘스탄티노스 미칼로스 소장은 "현재 우리의 사회적 결속력과 사회적 불안을 고려할 때 이러한 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제금융이 필요하지만, 이번 과정을 통해 적용된 경제 정책들은 다를 수 있다"며 "젖소에게 먹이를 주지 않으면서 우유를 계속 짜내기만 한다면 올바른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리스는 오는 4월 총선거를 앞두고 있다.

그리스는 내각이 바뀌더라도 약속한 긴축안을 시행하겠다고 유럽연합(EU)에 서면 약속한 상태다.

그러나 미칼로스 소장은 "새 내각이 정권을 잡으면 그들은 새로운 민영화 프로그램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기업들의 세율이 52%라는 점에서 세율 인하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칼로스 소장은 세금 징수를 강화하기 위한 징벌적 조치도 요구했다.

CS의 파커는 그리스 밖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합의안의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며 다만 그리스 국채에 대한 대규모 상각의 영향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한편, CNBC는 다른 유럽 국가들로의 전이 위험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리스 다음으로 디폴트 가능성이 큰 국가로 포르투갈이 지목되는 가운데 최근 포르투갈의 국채 금리는 12% 아래로 떨어지면서 시장이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파커는 "전이 위험의 다음 질문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는 포르투갈"이라며 그러나 "모든 증거가 포르투갈은 구제금융 조건들을 따르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이 포르투갈을 지원하고, 트로이카가 전이위험을 최소화하려고 작정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의 디폴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감안하더라도 시장에서 그것은 거의 100% 무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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