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세계 3위의 D램 반도체업체 엘피다가 파산하면서 등급이 낮은 회사채 시장이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다우존스는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인용해 엘피다의 파산이 당장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진 않지만, 간신히 투자등급의 회사채를 보유한 기업들의 자본조달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피다의 파산으로 투자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평소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투자자들은 낮은 등급의 회사채를 매입하기 전에 아마 한 번 더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엘피다는 전날 도쿄지방재판소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파산 채권만 1천385억엔으로 2001년 소매업체 마이칼(MYCAL)의 3천500억엔 이후 사상 두 번째 규모며 제조업체 중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에나츠 아카네 선임 크레디트 담당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의 파산은 전체 (회사채) 시장에 분명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엘피다와 유사한 신용등급에 있는 일부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아마 투자자들이 엔 환율에 취약한 'BBB-'등급의 회사채를 공격적으로 거래하길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BBB-'등급은 투자등급 내에서 가장 낮은 등급이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높은 등급의 회사채는 계속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일본 국채는 엘피다의 파산 소식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상승했다.

일본 신용평가사인 JCR은 엘피다의 법정관리 소식에 엘피다의 채권 등급을 'D(디폴트)'로 내리기 전에 엘피다에 대해 'BBB-'등급을 부여했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에나츠 애널리스트는 "월요일 아침에 엘피다 채권이 액면가의 98% 가격에 거래됐다는 점은 놀랍다"고 말했다.

이날, 엘피다의 채권은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한편, 투자자들은 엘피다 채권의 회수율에 관심을 둘 전망이다.

도이체 증권의 무라타 아키히토 크레디트 담당 애널리스트는 회수율이 액면가의 10%~20% 정도가 될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 금융 지원 규모가 얼마가 될지 모르는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아 정확한 수치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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