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호 농협증권 대표이사 후보>



(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대대적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농협금융지주가 5개 자회사 대표이사는 유임을 결정하면서 NH농협증권 사장만 교체한 것은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앞두고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 큰 조직을 받아들여야 하는 농협증권 입장에서는 농협금융지주와 소통이 잘되는 정통 농협맨이 사장으로 와야 통합 과정, 통합 후 구도에 있어서도 힘을 받을 수 있다.

26일 농협금융지주는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3월 임기가 만료되는 6개 자회사(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농협증권, NH-CA자산운용, 농협선물, 농협캐피탈) 가운데 5개 자회사의 대표이사를 유임했다. 농협증권의 대표이사 후보로는 안병호 현 부사장을 선정했다. 안 부사장은 3월 말 농협증권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된다.

농협지주는 "임기 2년을 채운 농협증권 전상일 대표이사가 용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내부 승진을 통해 조직안정과 우투증권과의 원활한 통합을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 신임 대표이사 후보는 1974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자금부, 금융부, 감사실 등을 두루 거쳤다. 2012년 1월부터 농협은행 부행장을 하다 같은 해 5월 농협증권 부사장으로 왔고, 이번에 내부 승진을 했다.

농협증권은 이로써 8년 만에 다시 농협 출신의 사장을 맞게 됐다.

2006년 농협중앙회 투자금융담당 상무를 거쳐 농협증권 사장에 오른 남영우 대표 이후 농협증권은 정회동, 전상일 등 증권업계에서 오래 몸 담은 증권통을 사장 자리에 앉혔다.

이번 임기를 끝으로 농협증권 사장 자리를 내놓은 전상일 대표는 1986년 동양증권에 입사해 자산운용본부장을 지낸뒤 동양선물, 동양투신운용 대표를 맡는 등 증권, 선물, 투신업계를 두루 거친 대표적인 증권맨이다.

업계에서는 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아비바생명 등 우리금융 패키지 인수 막바지에 이른 만큼 인수 후 조직을 꾸려가기 위한 적임자로 내부 인물을 발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상일 대표의 경우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 작업을 위한 PMI(기업인수 후 조직통합)에 있어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기존 CEO 중에서 농협증권의 전상일 대표, 농협생명 나동민 대표를 제외한 전원이 내부 출신이어서 이번 인사에서 내부 출신이 주요 계열사의 수장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농협금융은 우리금융과 패키지 매각 관련 현재 최종 가격 협상 과정에 있다. 이르면 3월, 늦어도 4월에는 농협 자회사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야 하는 중소형사 농협증권 입장에서는 내부 조직에 힘을 실어주는 게 급선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이번 인사에서 조직안정을 위해 CEO 교체를 최소화했지만, 앞으로 우리투자증권 인수 시기와 연계, 엄격한 성과평가를 통해 자회사 대표이사 인사를 탄력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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