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글로벌 달러 강세로 그동안 아시아통화 강세에 베팅했던 역내외 투자자들의 심리가 바뀌고 있다.

엔화 약세에 이어 중국의 위안화 절상 중단 가능성마저 불거지며 달러-아시아통화 숏커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아시아통화 약세 전환이 달러-원 환율 박스권 돌파의 모멘텀이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1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80.60대로 상승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 =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에 아시아통화에 대한 매수심리는 크게 약화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양적완화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미국 양적완화에 기댄 달러 약세가 미국 경기 회복을 반영한 달러 강세로 돌아섰다.

유럽 위기 완화로 1.30달러대 위로 올랐던 유로화 역시 매수세가 꺾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유로마저 약세를 보이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큰 패러다임이 바뀌는 분위기"라며 "양적완화 기조 속에 지속돼 왔던 달러 약세가 글로벌 달러 강세로 돌아서면서 아시아통화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줄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엔고 중단에 위안화 절상 중단 가능성 =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위안화 절상 중단 가능성이 커진 점도 아시아통화 강세 기조에 제동을 걸었다.

연합인포맥스 데이터맥스(화면번호 8501)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아시아통화는 일제히 절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엔화는 전월보다 6.74% 절하됐다.

원화, 싱가포르달러,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0.20% 이상 절하됐다. 홍콩달러는 0.09%, 필리핀페소는 0.49%씩 절하됐다.





<출처:데이터맥스>

이날 달러-위안화 기준 환율은 또 상승했다. 기준환율은 6.3359위안으로 전일대비 0.0031위안 올랐다.

엔화에 이어 위안화마저 약세를 보이자 역내외 투자자들은 그동안 유지한 아시아통화 매수 포지션 조정에 무게를 실었다.

B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아시아통화에 투자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투자자들은 달러-엔 환율이 많이 오르면 숏커버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며 "엔화 약세와 더불어 아시아통화가 동반 약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호조를 보이고 있어 주식 포지션은 유지하되 환베팅한 부분은 정리하는 것"이라며 "달러-엔 환율이 더 오르면 10~50%라도포지션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원 박스권 돌파 모멘텀 되나 =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아시아통화 숏커버가 달러-원 환율 박스권을 깨는 모멘텀이 될지에 집중하고 있다.

C은행의 또 다른 외환딜러도 "유럽 악재가 완화되자 중국 경제 둔화와 미국 경제 회복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가 나타났다"며 "엔화가 큰 폭 약세를 보이는 점도 달러-아시아통화 숏커버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위안화 고시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달러-엔 환율도 추가로 5~6빅 더 오른다면 숏커버 장세가 달러-원 환율 박스권 돌파의 모멘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달러-원 환율이 1,130.00~1,150.00원에서 구름대가 형성돼 있어 이를 뚫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원화를 둘러싼 펀더멘털은 여전히 하락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증시는 견조하고중공업체 수주 관련 네고물량이 예상되고 있다.

외환당국이 물가 부담에 무게를 실으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담도 상승 기조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D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달러화가 1,130원대에 안착하더라도 1,130원대부터는 하락장의 큰 구름대가 형성돼 있다"며 "달러-원 환율은 여전히 1,110.00~1,140.00원 으로 레인지 상단이 높아졌을 뿐 레인지 장세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 상승 기조가 지속되려면 추가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자리잡을 확고한 모멘텀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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