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일부 일본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의 최근 급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다이이치생명의 이와부치 고야 주식투자 담당 부장은 WSJ에 중국 증시가 지난 6월 중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들어 주가가 급상승한 일부 주식을 현금화해 중국 주식을 샀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률이 둔화했지만 중국 경제는 6% 정도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면서 "기업가치의 성장도 역시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도가 다양하긴 하지만 대체로 중국 시장 특유의 위험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이이치생명은 2006년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로 중국에 투자를 시작했다.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거래정지 종목들이 확산하자 다이이치생명이 보유한 중국 주식 중 약 5분의 1이 영향을 받기도 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일본 투자자들에게 중국의 비중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중요도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본 투자자들이 보유한 중국 주식은 전년보다 67% 증가한 1조6천억엔으로 집계됐다.

중국 증시는 지난달 12일 연중 고점을 찍은 뒤 급락하기 시작해 지난 8일에는 고점 대비 46%나 빠졌으나, 이후 중국 당국이 총력 부양에 나서면서 다시 안정을 되찾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여전히 올해 들어 27%나 오른 수준이다.

거래정지가 속출하자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의 안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스미토모미쓰이자산운용 홍콩사무소의 무라이 도시유키 아시아(일본 제외)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거래정지의 확산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신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WSJ는 그러나 다수의 아시아 지역 매니저들은 일부 중국 기업들은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한 바람에 거래정지를 해야만 했던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거래정지의 다수는 중소기업 중심의 선전증시에서 발생해 보통 대형주를 선호하는 외국인들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설명도 나온다.

닛코자산운용 싱가포르사무소의 탄응텍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헬스케어 등 장기적인 잠재력이 있는 중국 주식들을 사왔다면서 "(급락 당시)지나치게 떨어진 주식들을 샀다"고 말했다.

다이이치생명의 이와부치 부장은 증시 급락을 겪은 중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앞으로 더 조심성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시장이 다소 안정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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