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관리하는 데에도 위안화 절하 압력을 막으려는 노력을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 열린 인민은행 회의 의사록과 시중 은행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장샤오휘(張曉慧) 행장 조리는 "유동성 관리에서 우리는 현재 위안화 안정세를 유지하는 데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며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조치는 시장에 너무 강한 완화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위안화 절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부담에 과거의 전통적인 신용 완화 수단 대신 지난주 단기·중기 유동성 공급 창구를 통해 시중에 1조6천억위안을 임시로 공급하는 데에 그쳤다.

장 행장 조리는 또 이번 회의석상에서 작년 10월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인하한 조치가 위안화 절하 압력을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1년 전만 해도 인민은행은 유동성 경색이 예상되는 춘제(春節·중국의 설날)를 앞두고 은행권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등의 조처를 했다. 그럼에도 이후 중국 경제는 계속해 경기 둔화에 시달렸고 증시 혼란과 자금 유출세가 짙어졌다.

지난 회의 전만 하더라도 중국의 대형 은행들은 춘제 연휴에 앞서 인민은행에 지준율 인하를 요청해왔다. 그러나 인민은행 사정에 밝은 은행관계자들에 따르면 위안화 안정성에 대한 우려 탓에 이를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도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 압력을 방어하는 동시에 자금 유출 압력에 대응코자 "지준율 인하는 잠정 유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자산운용사 스카이브리지 캐피털의 레이먼드 놀테 최고투자책임자는 "그들은 정말로 위안화 절하가 순리적으로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과연 그렇게 관리할 수 있느냐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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