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홍경표 기자 = 동부건설과 경남기업 등 중견건설사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등 건설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중견 건설사 매각이 흥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동부건설·경남기업 등 중견 건설사 매물로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동부건설, 경남기업, 삼부토건, STX건설, 동아건설산업 등이 매각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이다.

동부건설 매각 예비입찰에는 9곳의 업체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동부건설은 예비 실사를 거친 후 다음 달 10일 본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과 유암코(연합자산관리), 파인트리자산운용, 키스톤PE 등이 동부건설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건설은 현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이다. 인력 구조조정 시행, 1천100억 원의 회생채권 상환, 동부엔지니어링 지분 매각 등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법정관리 중인 경남기업도 매각을 준비 중이다.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중에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경남기업은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와 베트남 '랜드마크 72' 등 투자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다 지난해 3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삼부토건도 현재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있으며, 다음 달 18일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삼부토건은 보유 자산인 벨레상스호텔의 낙찰자를 브이에스엘(VSL)코리아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STX건설도 최근 삼일회계법인과 매각주간사 계약 기간을 연장하고 매각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외에 중견건설사 동아건설산업도 매물로 나왔다.

◇호반건설, 건설 M&A 큰손으로 부상

최근 인수합병의 큰손을 떠오른 건설사는 전남의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주택 시장 호황으로 현금을 끌어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호반건설은 최근 토목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울트라건설을 인수했다. 울트라건설은 지난 2014년 기준 매출의 80%가량이 도로와 터널 등 토목공사였다.

동부건설도 호반건설의 인수 목표 대상이다. 호반건설이 동부건설까지 인수하면 주택뿐만 아니라 토목, 플랜트 사업 부문까지 갖춘 종합 건설사로 거듭나게 된다.

전남의 세운건설도 인수합병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세운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59위인 남광토건을 품에 안았고, 44위 극동건설도 인수 마무리 단계에 있다.

◇경기 둔화에도 M&A에서 기회 찾는 투자자들

중견 건설사 다수가 인수합병시장에 나왔지만 인수여부는 미지수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건설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조선·해운 등 업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건설 이외에 추가로 기업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반면 동부건설 등 건설사 인수합병에 여전히 많은 투자자가 몰리는 것을 볼 때, 향후 건설 경기 턴어라운드에 베팅한 투자자도 많은 것으로 진단된다.

건설 시장이 완전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면 인수합병 자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텐데, 호반건설과 같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주체가 있는 것으로 볼 때 국내 건설 경기가 회복 중이라는 것이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많이 어려울 때는 매각 자체가 성사되기 힘들다"며 "향후 건설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건설사를 인수하는 투자자들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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