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여의도 증권가에는 마디지수(Round Number)라는 용어가 있다.

코스피로 치면 100단위로 꺾어지는 지수가 이에 해당한다. 이를테면 코스피 1,800, 1,900, 2,000이 그것이다. 어제 1,799였다가도 오늘 1,801이 되면 언론에 시황 기사가 많이 오르내리는 게 현실이다.

`쇠털같이 많은 날' 이라면서도 만난 지 100일, 200일, 1천일을 챙기는 게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마디지수를, 이번에는 마디연도라고 해야할까.

2012년 신년사를 받아보니 증권업계에 올해 유난히도 단위로 꺾어지는 회사가 많다. 반세기, 30주년, 10주년이 낯설지 않다.

먼저 1962년 증권업을 시작한 현대, 대신, 동양, 한화, 유화증권이 올해로 50주년을 맞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대, 대신, 동양, 한화는 국일(國一, 1962년 6월1일), 삼락(三樂, 1962년 7월27일), 일국(一國, 1962년 6월4일), 성도(成都, 1962년 7월19일)증권이라는 전신이 있었다. 유화증권만 이름 한 번 바뀌지 않고 명맥을 유지했다.

중간에 인수합병을 거쳐 오늘 날 이들 회사로 성장했지만 반세기 동안 증권업을 이끈 국내 증권사의 `형님 뻘'이라고 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962년 1월 증권거래법이 제정, 공표되면서 한국 자본시장의 기틀이 마련됐다"며 "이 즈음 증권사 설립, 인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들 증권사를 이을 `아우 뻘'로는 솔로몬투자증권(구 태평양투자금융), NH투자증권(고려투자금융), 삼성증권(한일투자금융), 동부증권(국민투자금융), 푸르덴셜투자증권(국민투자신탁)이 있다. 1982년에 세워졌으니 30주년에 해당한다.

단자사 설립 붐을 타고 설립된 뒤 1991년 단자사의 증권사 전환 허용에 따라 증권사가 됐다. 단자사 상태로 재벌가에 인수된 경우, 증권사로 전환된 이후 현재 그룹에 인수된 경우로 나뉜다.

10주년을 맞는 증권사는 외국계 증권사가 있다. 1992년 주식시장 개방 후 외국계 회사가 국내에 속속 들어오면서 비엔피파리바증권(2002년 8월5일 비엔피파리바페레그린증권), CLSA코리아증권도 2002년에 설립됐다.

약간 성격이 다르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신한증권과 굿모닝증권이 자발적으로 합병한 지 올해로 10주년이 된다. (곽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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