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구본열 기자 =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투자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그간 누적된 외국인 주식매도 자금이 서울외환시장에서 역송금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근의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가 컸고 이번 북한 이슈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도 커, 당분간 외국인 자금 유출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원 환율도 추가 상승하며 1,150원선까지 고점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0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시장별(화면번호 3304)에 따르면 지난 약 2주 간(7월 24일~8월 9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조4천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하며 상반기 위험 선호 분위기 속에 꾸준히 순매수하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들이 단기간 내 많은 양의 주식을 순매도한 만큼 역송금 여력은 이전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특히 북한 리스크 전까지의 주식매도 목적은 차익실현 후 재투자였기 때문에 이들 자금이 현재 대기 물량으로 쌓여 있을 것으로 봤다.

A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7월 말부터 짧은 시간 동안 외국인 순매도가 많았기 때문에 역송금이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북한 이슈에 대해서는 군사적인 충돌 우려가 있는 만큼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강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라는 강경 발언을 했고 북한은 특정 지역을 언급하며 군사적 위협을 내놓아서다.

B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과거 북한 관련 발언과는 달리 이번에는 괌을 직접 언급했기 때문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며 주식매도 자금이 역송금될 가능성은 큰 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일 커스터디 은행을 통한 매수 물량이 나오는 등 매수 우위의 수급 상황이 지속되며 달러화가 전일 대비 10.10원 급등한 채 마감했다. 이날도 달러화는 약 4.00원 오르며 1,14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과거 북한 이슈에 대해 학습효과로 상승세가 제한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정학적 우려가 당분간 이어지면 외국인 역송금 규모가 커지고 달러화도 상단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이번 이슈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확대되면 역송금 목적의 커스터디 물량이 더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달러화 상단을 1,150원선까지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북한 리스크가 고조됨에 따라 역송금을 통한 외국인 자본 유출이 계속되면 달러화가 1,140원선을 넘어 점진적으로 고점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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