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6개월째 증가세를 보이며,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5일 8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전월보다 10억8천만 달러 증가한 3천848억4천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째 늘어나면서 넉달 연속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고, 달러 약세에 따른 미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달러-원 환율은 북한의 수차례 미사일 발사로 지난달 11일 1,140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달러 매도개입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줄어들 수 있었지만 증가 추세는 유지됐다.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에 유로화, 엔화 등의 기타통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미 달러 환산액 증가를 뒷받침했다.

8월중 유로화는 1.2%, 엔화는 0.2% 절상된 반면, 파운드화는 1.7%, 호주달러화는 1.0% 절하됐다.

다만, 유로화, 엔화 절상에도 파운드화, 호주달러화가 절하되면서 8월말 외환보유액 증가폭은 10억8천만달러에 그쳤다.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3천542억달러(92.0%), 예치금 207억7천만달러(5.4%), SDR 33억2천만달러(0.9%), IMF포지션 17억5천만달러(0.5%), 금 47억9천만달러(1.2%)로 구성돼 있다.

SDR은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권리를 말한다.

8월말 유가증권은 전월보다 3억6천만달러 감소했고, 예치금은 13억9천만달러 증가했다. SDR은 3천만달러, IMF포지션은 2천만달러 늘었다. 금은 그대로 유지됐다.

한편, 올해 7월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 일본, 스위스,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러시아, 홍콩, 인도에 이어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기타통화 흐름이 엇갈려 증가폭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운용수익과 더불어 미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하면서 외환보유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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