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를 제안한 것이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연결돼 달러-원 환율을 하락세로 이끄는 재료가 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남북 긴장 관계를 극적으로 완화할 만큼 유화적인 제스쳐로 볼 여지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김 위원장은 전일 신년사에서 "북남(남북) 관계를 개선하여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의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라며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남북이 책임 있게 마주앉아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정착의 해법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2일 "평창 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한다고 해서 남북 관계가 좋아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동안 북한은 앞에서는 좋게 말했지만, 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원화 강세재료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으니, 오히려 도발을 감행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는 것은 달러 약세 분위기와 수출업체 네고 물량 영향"이라며 "김정은 신년사에서 크게 입장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지난해 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 움직임으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미세하게 올랐다"며 "달러-원 하방 경직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남북 화해 모드가 더 진전되면 원화 강세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지만, 아직 판단은 이르다"며 "워낙 레벨이 낮아서 반대 매수세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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