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금통위 의장의 소통법
[데스크 칼럼] 금통위 의장의 소통법
  • 한창헌 기자
  • 승인 2019.06.2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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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 때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어야 했다. 당시 열린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되고 난 뒤 시장 일각에서는 이 총재의 소통 방식에 의구심을 표명하는 모양이다.

5월 금통위 의사록은 공개되기 전부터 시장의 큰 관심을 끌었다. 금통위가 금리는 동결했지만,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낸 상황에서 다른 금통위원들 시각은 어떤지 궁금하던 터였다.

지난 18일 공개된 의사록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발언이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실물경기와 물가 추이를 고려할 때 기준금리의 인하가 적절한 상황"이라며 "다만 예고 후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차원에서 금번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다음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25bp 인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한 위원은 신인석 위원으로 추정됐다. 조동철 위원 외에 신 위원도 사실상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을 낸 셈이 된다. 다른 위원들의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도 이전과는 다소 악화한 것으로 나왔다. 5월 금통위 전반의 분위기는 비둘기 색채가 더 강해진 것으로 평가됐다.

5월 금통위 당시로 돌아가서, 이주열 총재의 기자회견 분위기는 지난 4월 금통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를 차단하는 데 더 신경을 쓰는 듯 보였다. 그는 "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다"고 했고, "금리인하 소수의견은 그야말로 소수의견으로 금통위 시그널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도 했다.

"사실상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더 있었다"고 직접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짐작된다. 그렇더라도 이전과 달라진 회의 분위기는 충분히 전달해줬어야 했다. 한은 집행부 입장만 전하는 자리가 아니란 얘기다. 이주열 총재는 한은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이기도 하다. 금통위원 전체를 대표해 가지는 기자회견이라면 그에 걸맞은 수사를 갖추고 임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소통 기술의 부족은 온갖 억측으로 이어졌다. 이주열 총재가 금통위가 끝나고 2주 정도 지난 시점에서야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벌어진 논란이 그렇다. 지난 12일 한은 창립 기념사를 통해서다. 이에 앞서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커진 상황에서 하방 위험이 장기화할 소지가 있다"고 말한 것이 오버랩되며 정부의 압력 가능성이 제기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 총재의 발언이 통화완화 기조 진전으로 이해했다고 밝힌 것도 정부와 사전 교감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로 작용했다. 5월 금통위 당시에 회의 분위기만 충분히 전달됐다면 제기되지 않았을 해프닝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한국은행 스스로 지켜야 한다. '척하면 척'으로 대변되는 과거 정부의 압력과 간섭이 이번 정부 들어 크게 완화했다는 평가지만, 소통 부족 하나만으로도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격이 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소통 방식에 대한 시장의 불만도 사실 대단하다. 이주열 총재에 대한 평가와는 결이 달라 보인다. 파월 의장은 '너무나 즉흥적'이란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 총재는 '너무나 신중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금융시장부장 한창헌)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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