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취득함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삼국지' 시대가 예고됐다. 이들 은행 모두 제1 과제는 '실탄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올해 자본금 확충에 성공하면서 내년에 적극적으로 대출영업에 나서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5천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자본금을 1조8천억원까지 늘렸다. 자본 확충에 따라 지난 9월 9.97%까지 내려갔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3~4%포인트(p)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내년 신용대출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올해 유상증자가 늦어지면서 BIS 비율이 떨어지자 타 은행들과 달리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등 신용대출에 주춤하는 모습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증자로 6조원 전후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겼다는 평가다.

다만 앞으로 중금리대출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주택담보대출 시장진출이 필요해지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추가 증자나 기업공개(IPO)에 대한 유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021년 IPO를 추진하게 되면 대규모 실탄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5조원 수준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추가 성장 여부는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출에 달려 있다"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위해서는 추가 증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힌 것을 고려하면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출은 상장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정상적인 영업을 재개하기 위한 대규모 증자가 국회에 달려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요건 심사 시 공정거래법 위반을 제외하기로 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기 때문이다.

당초 KT는 케이뱅크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으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발견되면서 심사는 무기한 중단됐다.

이에 따라 KT가 최대 주주가 된다는 전제 하에 케이뱅크가 추진했던 5천9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무산됐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 276억원 규모의 브리지 증자를 우선 시행한 상태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케이뱅크는 KT를 최대 주주로 한 최소 5천억원 안팎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총자본금은 1조원 수준이 된다.

새로운 도전자 토스뱅크는 지난 5월 인터넷은행 심사 시 지적받았던 자본안정성 우려를 씻어냈다는 평이다.

토스뱅크는 무의결권부 우선주 625억원을 포함해 2천500억원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을 끌어들이면서 주주 구성을 대폭 보완했다. 지난 5월 심사시에는 토스 지분이 60.8%로 높았지만 이번에는 34%로 낮아졌고, 그 부분을 두 은행과 웰컴저축은행,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채웠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주주들이 향후 추가 자본조달이 필요할 경우 지속적으로 증자에 참여하겠다는 확약서 등을 제출했다"며 "추가 증자를 하는 데 큰 어려움 없이 대응해 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대주주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 안정성도 커졌다. 토스는 지난달 비바리퍼블리카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 전량을 전환우선주로 전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주 전원이 상환권에 해당하는 권리를 모두 삭제한 것이다.

최근에는 이사회를 열고 약 650억원(5천500만 달러) 상당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발행주식은 전환우선주(CPS)형태의 신주 162만9천147주, 발행가액은 주당 33.76달러다.

토스도 올해 들어 매월 약 12%씩 성장세를 보이면서 내년 초반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증자에 참여하는 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시장 불안 없이 안정적으로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빠르게 상장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전날 토스뱅크 사업계획 브리핑에서 "아직 설립되지 않은 회사지만 안정적인 자본조달을 위해 상장을 피하거나 문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토스뱅크가 장기적으로 큰 은행으로 성장하면서 영속적으로 기존 주주가 증자하는 것은 맞지 않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빠르게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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