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하림그룹이 즉석밥 시장에 진출한다.

핵심 사업인 축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성이 커지는 간편가정식(HMR) 시장을 공략해 새 먹거리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 계열사인 HS푸드는 오는 8월 1일 하림 즉석밥(가칭) 출시를 목표로 제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즉석밥은 하림의 첫 자체브랜드(PB) 상품이다. 하림그룹이 전북 익산에 조성하고 있는 종합식품단지 '하림푸드 콤플렉스'의 제3공장(2만2천781㎡)에서 생산된다.

하림은 공장 완공 후 이르면 다음 달 중 시범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하림은 국내 판매는 물론 일본, 동남아 등 해외수출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S푸드는 즉석밥 생산을 위해 하림 지주가 일본 쌀 가공 전문 기업인 신메이홀딩스와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하림푸드 콤플렉스로 이전해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햅쌀을 이용한 즉석밥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하림은 신메이홀딩스의 합성보존제 없이 쌀을 가공하는 기술을 활용해 시판 중인 상품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즉석밥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즉석밥에는 세균을 억제하고 밥맛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미강 추출물이 들어간다. 이 첨가물로 밥 윤기가 많이 나는 반면 밥 냄새가 안 나고 뚜껑 필름지에 밥이 눌리는 단점이 있다.

하림은 이를 보완해 별다른 보존제 없이 밥맛은 높이고 건강까지 더한 즉석밥이라는 점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즉석밥 전체 시장은 2015년 2천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천920억원으로 4년 만에 2배 성장했다.

시장에서는 1인 가구와 핵가족, 맞벌이 가구 증가로 즉석밥이 라면처럼 일상식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시장 규모가 매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석밥 전체 시장에서 햇반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71%로 독보적이다. 오뚜기(28.2%), 동원F&B(0.9%)가 뒤를 잇고 있지만 시장 잠재력과 비해 아직 블루오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즉석밥에서 업그레이드된 맛과 품질로 승부한다면 햇반과 충분히 겨뤄볼 만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메가 제품이 될 수 있다고 하림 측은 보고 있다.

하림이 즉석밥 시장에 뛰어든 건 사업구조를 다각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다.

최근 몇 년 간 닭고기 시장은 공급과잉 상태로 육계 가격도 하락 추세가 이어지며 수익성도 악화됐다.

하림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2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1년 전보다 23%가량 줄었다.

하림이 HMR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하림은 익산 공장 단지에서 즉석밥을 시작으로 각종 HMR 식품과 천연 베이스 소스 및 천연 조미료 등을 생산해 나갈 계획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HMR 시장은 매년 10% 이상 고성장하고 있어 식품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너도나도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면서 "햇반이 독주하고 있는 즉석밥 시장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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