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터키 리라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6일 오후 2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리라는 1.60% 오른 7.1871리라에 거래되고 있다. 2018년 8월 말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7.2149리라에 근접했다.

달러-리라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리라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 상승, 실업률 증가, 성장세 둔화에다 중동 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도 더해져 리라가 강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터키 규제 당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터키 접근을 제한한 뒤 리라 가치가 더 떨어졌다고 CNBC는 분석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를 사들여 달러 대비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외환보유고에서 수백말 달러를 빼냈다. 또 전일 늦게 은행 감독 당국은 투기와 공매도를 막기 위해 리라 표시 거래를 하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다.

제퍼리스의 브래드 베첼 글로벌 외환 대표는 "달러-리라가 7.2500선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며 "터키 당국자들이 시장에 규제를 발표할 때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지만, 시장에서는 '임금님은 벌거숭이다'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터키 경제는 코로나19가 강타하기 전 이미 압박을 받고 있었다.

거의 2년 동안 약해진 통화, 높은 부채, 빠르게 사라지는 외환보유고 등으로 인해 팬데믹을 대처하는 데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을 느끼기 전인 1월에 실업률은 이미 14% 가까이 됐고, 대규모 관광 산업은 가까운 미래에 붕괴를 앞두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4월 중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도움을 받자는 어떤 제안도 강력히 거부했으며 터키 경제가 회복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이 리라에 신뢰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달러 스와프라인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고 CNBC는 설명했다. 연준이 3월 몇몇 국가와 달러 스와프 라인을 체결했는데, 터키는 그 대상이 아니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아가테 데마라이스 글로벌 전망 디렉터는 "터키 중앙은행의 정치화 정도가 높기 때문에 연준은 터키의 달러 스와프 라인 요청에 응하는 것을 여전히 꺼리고 있다"며 "터키 중앙은행은 최근 몇 년 동안 에르도안의 지배로 점점 더 들어가 투자자들을 밀어내고 통화 당국의 독립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의 신뢰도와 통화 방어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는 한 리라는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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