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파월이 다시 마주한 질문 '마이너스 금리'
<뉴욕은 지금> 파월이 다시 마주한 질문 '마이너스 금리'
  • 곽세연 기자
  • 승인 2020.05.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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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연준의 시각은 변하지 않았다. 연준이 보고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이너스 금리라는 '선물'을 받으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받지 않겠다는 거절의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지난해 10월 마이너스 금리 질문을 받았고, 의사록에서 모든 멤버들은 매력적인 정책 도구가 아니라고 말했다. 마이너스 금리를 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작동하고 있는 정책 도구가 있다고 믿어서다. 마이너스 금리 효과에 대한 증거는 뒤섞여 있다. 연준은 이미 시도했던 도구를 계속할 생각이다. 우리는 좋은 도구 세트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우리가 사용할 것들이다"

기존 관점을 반복한 것이었지만, 피터슨 경제연구소와의 웹캐스트 Q&A에서 파월 의장의 생각이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마이너스 금리의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미국도 선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연준을 압박했다. 그냥 마이너스 금리도 아닌, '빅 넘버!'를 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너스 금리 사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독일의 마이너스 국채금리를 들며 연준에 금리를 대폭 내리라고 촉구했다. 연준의 금리는 한 번만 더 내리면 마이너스로 가는 제로에 있다.

파월 의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지목한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 스탠스는 어떨까.

지난 3월 15일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정책 도구 세트 자체에 마이너스 금리를 넣지 않았다.

"도구와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1년 이상 연구를 진행했다. 포워드 가이던스와 자산 매입, 변형과 조합을 도구 세트의 기본 요소로 본다.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마이너스 금리를 조사했고, 다른 국가에서의 사용도 모니터링했다. 계속 그렇게 하겠지만, 우리는 마이너스 정책 금리가 미국에 적절한 정책 대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지 않다"

파월 의장이 지목한 2019년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연준 스태프와 FOMC 참여자들의 마이너스 금리 평가가 나온다.

"몇몇 해외 중앙은행들이 실행한 정책 옵션인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논의했다. 이 도구가 완화적인 결과를 제공했지만, 부작용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더욱이 미국 금융 시스템과 이를 시행한 국가의 금융 시스템 간 차이를 볼 때 해외의 경험이 마이너스 금리가 미국에 효과적인지를 평가하는 데 유용한 지침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연준 스태프들의 판단이다.

FOMC 참여자들은 모두 매력적인 통화정책 도구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며 금융 시스템에 상당한 복잡성, 왜곡을 초래하는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참여자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한 국가들과는 상당히 다르며 마이너스 금리가 해외보다 국내 시장 기능과 금융 안정에 더 큰 부작용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고려에도 당시 참여자들은 정책 도구로 마이너스 금리의 잠재적인 역할을 재평가하는 게 적절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번 마이너스 금리 논쟁을 다시 촉발한 건 연방기금 선물시장이다. 연준의 금리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반영한 이 선물시장에서 지난 7일 내년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 베팅이 첫 등장했다.

이번주 초 2021년 6월물 선물계약의 내재 연방기금금리는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후 시기는 더 당겨져 4월에도 마이너스 베팅이 나타났고, 파월 의장 발언 직전에는 3월 말 마이너스 50bp를 예상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베팅은 다소 후퇴해 2021년 2분기 제로 이하 금리를 나타내고 있다. 어쨌든 시장은 내년 상반기 추가 금리 하락을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연준이 계속해서 마이너스 금리는 쓰지 않겠다고 밝히는 데도 시장은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물론 최근 연방기금 선물시장의 눈에 띄는 랠리는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 인하 기대보다는 은행들의 헤지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파월 의장이 그린 그림을 보면 코로나19 사태 속 경제 전망은 어둡고 침울하다. 그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침체 상황에 있는 경제에 상당한 하락 위험, 높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금리를 다시 제로로 내렸을 때 이제 금리로는 더 할 게 없다는 시각이 많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연준은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꺼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연준은 금융위기 교본을 뛰어넘는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 수익률 곡선 제어 등을 써보다가도 안 되면 결국 마이너스 금리를 꺼내 들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연준이 그의 지시를 따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의 금리는 다시 한계를 시험받을 수밖에 없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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