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이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인 SMIC에 대한 제재에 나선다는 소식 이후 국내 IT 종목이 연쇄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8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7) 반도체 시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대만의 TSMC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는 대체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1∼3.3%, 1.0%대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대만 TSMC도 대만 증시 개장 후 상승폭을 확대하며 1.0% 이상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지난 4일 0.32% 상승 마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의 최대 반도체 업체인 SMIC를 거래제한 명단, 즉 블랙리스트에 올릴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SMIC가 미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의 업체들은 SMIC와 거래를 할 때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SMIC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상징적인 업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가량인데 비해 스마트폰과 PC 등 세트 소비가 전 세계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를 자급자족하려는 움직임이 반도체 굴기다.

미국의 제재 검토 보도 이후 중국 이외 반도체 파운드리 관련 기업들이 주가가 상승한 데는 파운드리 사업 파이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맞물리고 있다.

국내 주요 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 주가도 상승해 이날 1% 이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중국 이외 파운드리 업체들의 수혜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선영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 내부에서 SMIC를 키우려고 했고 보조금과 혜택도 많이 줬으나 미국이 원하는 데로 SMIC 거래 시 별도의 면허가 필요하다 하면 대부분 기업들은 SMIC와 거래를 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다른 파운드리 업체 즉 삼성전자, TSMC, 또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에겐 오히려 수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파운드리 사업에서 중국이 공급자로 봤을 땐 전세계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나 소비자로선 20% 이상 소비하고 있다"며 "경기가 가장 먼저 회복세를 시작한 것도 중국이고 향후 내부적으로 세트 소비가 더 늘 수 있어 결국 파운드리 사업의 파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향후 미국의 화웨이 제재 확대로 인해 대중국 수출 등 타격이 클 수 있어 미중 무역 갈등 자체가 증시에 불확실성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압박이 이어지면서 증시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MIC 경우 흔히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이라 이를 실제로 제재하는 순간 중국 쪽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화웨이, SMIC 제재 여파가 결합되면 단기적으론 수혜를 입어도 대중국 수출이 크게 감소할 수 있고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 분쟁 이슈가 확산되면 외국인 입장에선 우리나라 주식을 사지 않을 것"이라며 "무역 마찰로 불확실성 키운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이슈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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