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국채2년 발행 승자독식은 없다…기재부와 한은의 콜라보
[데스크 칼럼]국채2년 발행 승자독식은 없다…기재부와 한은의 콜라보
  • 한창헌 기자
  • 승인 2020.10.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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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국고채 단기물 발행은 국채당국인 기획재정부의 숙원 사업이나 다름없다. 국고채가 만기 3년 이상의 중·장기물 위주라 효율적으로 수급 관리를 하려면 단기물이 필요했다.

기재부는 과거에도 수차례 단기 국고채 발행을 검토했으나 만기 2년 이내인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의 존재로 여의치 않았다. 통안채를 발행하는 한국은행이 강력하게 반대해왔다는 얘기도 있지만, 당시에는 굳이 단기 국고채를 찍어야 할 이유가 크지 않았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국고채 2년물 발행 결정을 두고 기재부가 승자이고, 한은이 일격을 맞았다고 보는 시각도 이런 점에서 적절치 않다. 기재부의 정책 타이밍과 추진력, 한은의 결단이 가져온 공동 성과물이다.

시중 유동성 관리 목적의 통안채 발행이 줄어들면 한은은 유통성 통제를 위한 다른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의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어려운 길을 찾아야 하는 한은 입장에선 통 큰 결단이라 할 수 있다. 국채시장 안정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고민하지 않았다면 나오기 어려운 결과물이다.

기재부 입장에선 결과적으로 타이밍이 좋았다. 올해와 내년에만 연간 수십조원이 더 늘어나는 국고채 공급으로 국채시장에 물량 폭탄 위기감이 현실화했다. 특히 장기물 시장에 대한 우려는 단기 국고채 추가에 따른 라인업 확대의 당위성을 높여준 셈이 됐다.

선진 국채시장의 사례도 단기 국고채의 필요성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은 단기물은 물론 만기 1년 이하의 초단기 국채를 활발하게 발행해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대만 등 중앙은행이 별도로 채권을 발행하는 일부 국가에서도 단기 국채를 발행한다.

단기 국채는 발행주기가 짧은 만큼 발행과 상환을 탄력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국고채 수급 관리에 유용한 것은 물론 정부의 조달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통안채 활용에 대한 한은 내부의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통화완화 정책은 대세로 굳어졌다.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에 근접해 추가 인하가 어려운 상황에서 통안채 발행을 줄여 추가 완화 카드로 써야 한다는 의견이 한은 안팎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통안채 발행 축소 자체가 양적완화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논리다.

한은 입장에서도 그동안 통안채 발행 축소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용인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었지만, 저인플레가 굳어진 상황이라 결단을 내리기가 비교적 용이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통안채 2년물-국고채 2년 경과물 금리 및 스프레드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국고채 2년물 발행은 시장 내부적으로도 순기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물 국채 수급 부담 완화 이외에도 단기 시장의 지표금리로서 역할이 강화할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통안채 금리는 국고채 금리보다 통화정책 영향이 더 민감하게 반영될 여지가 있어 지표금리로서 다소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실제 통안채 2년물과 국고채 2년 경과물 금리 간에 괴리가 크게 벌어지는 때도 종종 있다. 지난달 이후로는 통안채 2년 금리가 같은 구간 국고채 금리보다 2~3bp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국고채 2년 지표물 발행이 완전한 대안이 될 것이라 확신하기는 이르지만, 단기 금융시장에 새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금융시장부장 한창헌)

ch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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