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내년 국고채 2년물이 월 1조원 발행되면 보험사 자산운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고채 2년물 발행으로 국고채 장기물이 감소해 일드 커브가 평탄해질 수 있는 탓이다. 일드 커브 플래트닝에서는 보험사 이자소득자산 금리가 하락해 역마진이 커질 수 있다.

금리 위험 확대로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내년 국고채 2년물 적정 발행액이 월 1조원(비경쟁 포함) 가량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0일 연합인포맥스와 함께 '제7회 KTB 국제 콘퍼런스'를 열고 "국고채 2년물 정례(매월) 발행을 추진할 것"이라며 "발행물량 증가에 따른 시장부담을 완화하고 단기 지표금리를 안정적으로 설정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DB금융투자는 관리재정수지와 국고채 5년물 이하 발행 비중 등을 고려해 국고채 2년물 적정 발행액을 추산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관리재정수지 적자와 단기 국채 비중 간 플러스(+) 상관관계가 나타난다"며 "이를 근거로 모델을 산출하고 내년도 재정수지를 대입하면 국고채 2년물 적정 발행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수지를 말한다. 사회보장성 기금 수입은 미래 지출을 위한 것으로 그해 재정활동 결과로 보기 어렵다.

DB금융투자는 국고채 2년물 발행으로 국고채 장기물이 연간 12조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 애널리스트는 "장기물 12조원 감소는 게임체인저는 아니겠지만 적은 물량은 아니다"며 "단기채 발행은 늘어나기 때문에 수급은 일드 커브를 평탄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국채 매입을 고려하면 일드 커브가 더 평탄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 역마진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홍철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국채 20년물 1조원을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한은 대차대조표는 1조원 증가한다"며 "부채도 1조원 늘어야 하는데 부채 증가는 통안채가 흡수한다"고 했다.

그는 "단기 통안채 발행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일드 커브는 더 평탄해진다"고 했다.

이어 "원화 국고채 수급 부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정확대 등은 스티프닝 재료이지만 국고채 2년물 발행은 플래트닝 재료"라며 "국고채 2년물 발행만 보면 보험사 자산운용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드 커브 플래트닝에서는 보험사 투자손익과 이차손익이 감소할 수 있다. 이차손익은 자산운용이익률과 예정이율 차이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말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일드 커브가 평탄해지거나 저금리가 고착화되면 투자손익과 이차손익 둔화가 우려된다"며 "고금리 부채가 많은 생보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금리로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부담도 커진다"고 했다.

금리 위험 확대로 대규모 준비금을 적립하면 신용도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용평가사의 한 책임연구원은 "운용자산이익률 하락과 이차역마진 확대는 수익성 지표에 영향을 미친다"며 "자본적정성 지표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처분이익 확대로 역마진 확대를 이연하거나 보험이익으로 역마진 증가분을 일부 상쇄하는 경우 수익성 지표 악화 속도는 더딜 수 있다"며 "그러나 금리리스크의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금리위험 확대로 대규모 준비금 추가 적립 시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yg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0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