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예금 급증에도 대출이 줄어들면서 미국 은행권이 증권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대형 상업은행 4곳은 올해 약 1조2천억달러(약 1천329조원)를 증권투자에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미국 은행권이 수익성 저하에 직면하고 있어 사업부문 매각 등 재구축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가 팩트셋 데이터를 기반으로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씨티그룹 4곳의 대차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각 은행 모두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투자, 미국 연방준비제도 예금 등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 말 기준 이들 은행의 여유자금 운용 규모는 전년 말 대비 27% 증가했다.

예금의 급격한 증가가 증권투자의 배경이 됐다. 은행 4곳의 총 예금은 작년 말에 비해 9천590억달러(1천62조원)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가계의 절약 지향성이 강해진 영향이다. 정부에서 받은 지원금은 소비가 아닌 저축으로 이어졌다. 기업들도 수중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억제했다.

이에 따라 대출이 줄어들면서 은행 4곳의 대출금은 전년 말 대비 1천300억달러(144조원) 감소했다. 개인은 대출을 조기 상환했고, 기업은 대출에서 회사채 발행으로 전환했다. 신문은 운용 어려움이 빠진 은행들이 증권투자 등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투자에도 미국 상업은행권의 수익성은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대출 및 증권투자 수익에 해당하는 순자금운용수익은 올해 7~9월 총 430억달러(47조6천억원)로, 작년 10~12월에 비해 13% 적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폴 도노프리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일 온라인 회의에서 "고객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투자를 늘려도 대출 수익 감소를 메울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익성 저하로 일부에서는 사업 재편이 일어날 조짐이다.

신문은 대형 은행 4곳 가운데 가장 대출 수익 의존도가 높은 웰스파고의 경우 점포와 인력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으며, 비핵심사업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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