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사업자도 은행도 부담…특금법 '실명계정' 논란
가상자산사업자도 은행도 부담…특금법 '실명계정' 논란
  • 김예원 기자
  • 승인 2020.12.0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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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가상화폐와 같은 가상자산 거래·보관관리업을 담당하는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이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기준이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특금법은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FIU에 대한 신고 의무와 기본적인 자금세탁방지 의무 등을 부여하는 법안이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가상자산사업자 및 가상자산의 범위, 신고 서류 및 절차,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의 개시 기준, 가상자산 이전 시 정보제공 대상·기준 등의 사항을 규정했다.

이 중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신고 수리를 위한 요건 중 하나인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 기준이다.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이하 실명계정)은 금융회사 등에 개설된 가상자산사업자 계좌와 그 사업자의 고객 계좌 사이에서만 금융거래 등을 허용하는 계정이다. 이에 따르면 가상자산을 법정화폐 등으로 교환할 경우 실명계정을 통해서 실시해야 한다.

문제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실명계정 개시를 할 때 금융회사가 자금세탁행위의 위험을 식별·분석·평가하도록 한 부분이다. 금융회사는 현재 은행으로 한정돼 있다.

이 경우 가상자산사업자들은 은행 평가에 따라 신고 수리 여부가 달라지는 입장에 처할 수 있다. 은행이 사실상 제3의 평가기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권에서는 전일 열린 공청회에서도 이에 대한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황순호 업비트 팀장은 "실명계정 발급 기준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 수리 여부를 사실상 좌우할 수 있다"며 "객관적인 기준이 구체화되길 바랐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가상자산사업에 진출해 경쟁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실사 과정에서 영업 비밀 침해 요소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교환하는 업무를 하는 거래소가 은행에서 실명계정을 개시하지 못할 경우 신고요건 불비에 해당하게 된다.

카운터파트인 은행들 역시 부담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자금의 원천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평가위험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지은 SC제일은행 상무는 "사업자가 자금세탁방지 요구사항을 충실하게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 은행은 직접적인 자금세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며 "가상자산사업자의 사업 영역이 해외 거래와 연계될 경우 금융회사는 직·간접적 제재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업권과 은행권은 금융당국이 평가와 관련한 최소한의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기를 원하고 있다. 업권과 은행 간 자율에 맡길 것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나서달라는 것이다.

한 업권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주면 그에 맞춰서 요건에 맞지 않는 사업자를 걸러낼 수 있는 것을 원하고 있다"며 "사업자 입장에서도 은행을 뚫어야 하는데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은행별로 평가방식과 정책이 다른 만큼 당국이 나서서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어렵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가 구체적으로 세분화된 기준까지 마련할 문제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은행연합회 중심으로 표준화된 업무방법서 등을 논의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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